올 유가증권시장 대형주 가운데 최고 대박주인 현대중공업은 연초 이후 주가가 2.5배 이상 올랐지만 개인들에겐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었다.

몇몇 기관이 사재기를 하며 주가를 끌어올린 데다 가격 부담으로 개인은 섣불리 사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을 사지 못했더라도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조선기자재 관련주를 매입한 개인들은 큰 재미를 봤다.

부품 관련주도 조선주 못지않게 주가가 큰 폭으로 치솟은 덕분이다.

증시에는 이처럼 '형 못지않은 아우' 같은 주식이 적지 않다.

개인들이 접근하기에 안성맞춤인 종목이다.


6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업황이 좋았던 업종 내 대표주와 코스닥 소형 부품주를 비교한 결과 상당수 코스닥 부품주의 주가상승률이 대표주와 비슷하거나 일부는 오히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종 내 간판주인 현대중공업은 연초 이후 상승률이 159.2%로 업종 내에서 단연 앞섰지만 코스닥 조선 관련 기자재주의 상승률도 이에 못지않았다.

올 들어 새롭게 주목받은 종목인 용현BM의 경우 142.7%를 기록했고 현진소재와 케이에스피도 100% 이상을 나타냈다.

현대중공업과 함께 올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포스코의 경우 연초 이후 상승률이 52.9%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코스닥 철강 소형주들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이 뛰었다.

금강철강은 상승률이 210.6%에 달했고 황금에스티도 148.3%를 기록했다.

두 종목 모두 실적 호조에다 자산주라는 매력이 호재가 됐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 그나마 업황이 상대적으로 좋았던 액정표시장치(LCD)업종의 경우 대표주인 LG필립스LCD가 연초 이후 31.5% 올랐다.

하지만 코스닥 주요 LCD 부품주인 우리이티아이(35.2%) 테크노세미켐(35.9%) 에이스디지텍(29.2%) 등도 여기에 뒤지지 않았다.

건설업종도 비슷했다.

대형주인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연초 대비 각각 48.3%,20.5% 올랐지만 코스닥 건설주인 KCC건설서희건설은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며 각각 67.2%,93.4% 급등했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통상 해당 업황이 좋아지면 연관 부품산업 파급효과가 가장 먼저 부각되기 마련"이라며 "업황이 좋아지는 산업 내에서 '작지만 강한' 우량 부품주에 관심을 가지는 게 좋은 투자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생' 주식들은 영업의 안정성이 다소 부족해 조정국면에서 상대적으로 낙폭이 큰 단점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납품 회사의 단가 인하 압력,경쟁 업체 진입 등 경영환경이 급변하면 곧바로 실적 악화의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LCD 부품주인 우리이티아이의 경우 업황이 부진했던 지난해 이맘때 불과 3개월 만에 주가가 반토막 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