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보이 붐'을 이끄는 주역은 공연기획자들이다.

이들은 거리의 비보이를 무대 위로 끌어올려 매력적인 문화상품으로 재창조했다.

선두 주자는 최윤엽 SJ비보이즈 대표다.

2005년 12월 홍대앞 전용관에서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를 선보여 비보이 공연 붐을 촉발시킨 기획·제작자다.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던 그는 '정보화 진척에 따라 대중문화가 각광받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여기에 걸맞은 공연 콘텐츠를 만들었다.

고급 문화의 상징인 발레리나가 대중문화의 아이콘 비보이를 사랑하는 내용의 퍼포먼스를 탄생시킨 것이다.

최 대표는 공연장 문화도 배우 중심에서 관객 중심으로 바꿨다.

공연 도중 금기로 여겨졌던 카메라 촬영과 휴대폰 통화를 허용한 것.관객들은 이 극장에서 카메라 플래시를 마음껏 터뜨리고 전화통화를 하면서 자유로운 '비보이 문화'에 열광했다.

'난타'의 송승환 PMC 대표는 비보이 공연을 한류 문화상품으로 자리매김시킨 일등공신이다.

그는 '난타'에 적용했던 마케팅 기법을 '비보이코리아'에 그대로 도입했다.

일본과 동남아 여행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쳐 이 공연을 한국여행 패키지에 포함시키도록 이끌었다.

송 대표는 특히 비보이에 국악을 접목해 외국인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줬다.

제목도 '비보이코리아'로 붙여 한국의 대표적 문화상품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덕분에 이 공연은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보다 1년이나 늦게 시작했지만 외국인 관객 유치에는 가장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을 만든 안광용 트라이프로 대표는 탄탄한 기획과 기발한 착상으로 비보이 공연을 한 단계 끌어올린 주인공이다.

그는 비보이 공연 기획자 중 가장 많은 2개의 작품을 무대에 올렸다.

첫 작품 '마리오네트'는 줄인형과 브레이크 댄스를 흥미롭게 결합해 공연 전문가들로부터 '비보이 공연 중 최고의 완성도를 가진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더 굿'은 브레이크 댄스에 무속을 접목해 1000여석 규모의 대형 무대에서 공연했다.

안 대표는 앞으로 상설공연장을 마련해 외국인 마케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