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기업 인수합병 통해 원천기술 확보 가속화

지난달 19일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부회장 등 두산그룹의 모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46명은 중국 상하이에 집결했다.

빠른 속도로 글로벌 마켓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상하이에서 계열사 CEO들이 모인 세미나를 개최함으로써 스피드 경영을 토대로 올해 '글로벌 두산' 작업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의지였다.

두산그룹의 올해 경영목표는 한마디로 인수·합병(M&A)을 통한 글로벌화다.

두산의 각 계열사들은 거점 확보를 위한 해외지주회사 설립,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M&A, 해외생산기지 건설 등에 적극 나서면서 올해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는 발판을 확고히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최근 주요 두산 계열사들이 잇따라 해외에서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글로벌화의 거점을 마련하고 있다는 점. 두산중공업은 지난 1월 룩셈부르크에 유럽지역 지주회사인 '두산중공업 유로피언 홀딩스(Doosan Heavy Industries European Holdings, Sarl)'를 설립키로 결정했다.

두산중공업은 이 지주회사를 통해 작년에 인수한 보일러 원천기술업체인 영국 소재 두산밥콕(옛 미쓰이밥콕), 루마니아 소재 철강 주조·단조 회사인 두산IMGB 등을 순차적으로 자회사로 편입해 효율적으로 운영·관리하는 한편, 신규 사업에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유럽지주회사는 유럽과 미주 지역의 플랜트 시장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두산은 지난해에도 중국에 지주회사를 설립했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 베이징에 설립한 '두산중국투자유한공사'가 그것이다.

중국지주회사 설립을 계기로 두산인프라코어는 전략 거점기지로 중국을 선정하고 2010년까지 중국에서만 연 3조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사업비전을 확정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특히 중국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중국형 신모델 도입,생산능력 확충과 제품 라인업 확대 등에 기존 사업 규모 확대와 신규사업 발굴에 적극 나서고 중국 현지 연구개발(R&D) 센터도 설립해 지역 특성에 적합한 제품을 개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두산인프라코어는 2015년 글로벌 톱5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해외에서의 브랜드 인지도 향상 등을 위해 올해부터 제품 브랜드를 '두산'으로 단일화하기도 했다.

올해는 두산의 해외 생산기지 건설 작업도 본격화된다.

두산중공업과 두산메카텍은 지난달 초 베트남 쭝큇 생산기지 착공식을 가졌다.

두산은 이 공사를 수행할 베트남 현지법인인 두산VINA(Doosan Heavy Industries Vietnam)도 설립해 둔 상태다.

1800억원이 투입되는 베트남 생산기지는 내년 말 준공된 뒤 2009년 초부터 중동 및 동남아 시장에 공급할 담수설비,HRSG(복합화력발전소), 운반설비 등을 생산하게 된다.

외국인 CEO를 영입한 ㈜두산의 행보도 주목된다.

㈜두산은 작년11월 영입한 제임스 비모스키 부회장을 이달 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선임한 뒤 CEO의 역할을 맡길 계획이다.

두산 관계자는 "비모스키 부회장은 ㈜두산 각 BG(비즈니스그룹)의 글로벌 스탠더드를 확립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등 중공업 관련 주력 계열사들은 올해도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M&A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올해 해외기업 M&A를 위해 4000억원의 투자자금 계획을 세워둔 상황이다.

이 같은 글로벌화를 통해 두산그룹은 올해 15조7300억원의 매출 중 해외시장에서 7조5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계획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해외매출 비중이 50%를 넘는 것이다.

두산 관계자는 "2015년까지 해외매출 비중을 90%로 끌어올려 그룹 매출 100조원을 달성할 장기 목표를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