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세권은 광범위하다.

우선 대전역 앞에는 서울 남대문시장 규모를 웃도는 중앙시장이 자리잡고 있다.

중앙시장에서 대전천을 넘어서면 상권 모양새가 서울 명동과 비슷한 패션상가와 먹자골목이 나타난다.

이른바 '으능정이 문화거리'다.

대로변과 이면 상가는 대전역 서부광장∼중앙로 사거리까지 1㎞ 정도가 전부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지상에서 보이지않는 대규모 지하상가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지하상가는 대전역 서부광장∼중구청까지 무려 1.5㎞ 이어진다.

대전역세권에서 핵심은 은행동 '으능정이 문화거리' 양쪽에 조성된 패션상가와 먹자골목이다.

문화거리라고 간판을 달고 있지만 실상은 서울 명동처럼 10대와 20대들이 쇼핑과 외식,유흥을 즐기는 '소비의 거리'라고 부를 만한 곳이다.

한마디로 '대전의 명동'이라는 별칭이 어울린다.

EXR 후부 마루 티니위니 등 10대와 20대들이 좋아하는 유명 브랜드 패션 가게들은 대전천과 가까운 패션골목에 집중적으로 몰려있다.

문화거리와 엔비백화점 라인에는 패션,패스트푸드,노래방 등이 뒤섞인 모습이다.

아디다스,나이키,리복 등 스포츠캐주얼은 대로변 버스정류장 앞에 포진했다.

상권 전반적으로 서울보다 유행 흐름이 한 박자 늦다는 느낌을 준다.

실제 서울 수도권에서 젊은이들이 주름잡는 상권에 빠짐없이 들어가는 드럭 스토어(올리브영,GS왓슨스 등)가 아직 한 곳도 보이지 않는다.

서준 상가뉴스레이다 상권분석팀장은 "패션 경기가 좋지않아 점포 시세가 비싼 은행동 문화거리 일대에서 옷 장사 하기는 리스크가 크다"며 "이 상권에 새로 들어오는 창업자라면 저가형 신발,백,부츠 등을 한데 모아 파는 잡화점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점포 시세는 1층 20평 기준 권리금 3억∼5억원,보증금 2억∼3억원,월세 700만∼1200만원으로 서울 강남역 이면골목 수준이다.

신규 창업자들은 패션골목 뒷편에 형성된 먹자골목을 겨냥하는 전략을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이준 FC창업코리아 상무는 "쇼핑을 마치고 패션 가게 근처에서 외식과 유흥을 즐기려는 젊은이들을 겨냥하는 게 바람직한 창업 전략"이라면서 "베이커리점은 상권 안에 1개뿐이어서 더 생겨도 무방하며 유명 브랜드 패스트푸드 체인점도 할 만하다"고 말했다.

다만 노래방,소주방,호프집,머리방 등은 과잉상태여서 피하는 게 좋다고 이 상무는 덧붙였다.

문화거리 곳곳에 유동인구가 넘치지만 이들이 대로변 쇼핑몰에는 잘 올라가지 않는 점도 유의할 대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국 최대 규모라고 하는 인천 부평역 지하상가와 어깨를 겨루는 대전역세권 지하상가도 명소 중의 명소다.

대전천을 기준으로 대전역 쪽은 중앙시장 주 고객인 40,50대 주부와 남성들이 북적대고 중앙로 쪽은 20,30대 여성들이 주 고객이다.

대전역 쪽 지하상가에선 1만원 이하 저가 의류 잡화가 제 격이다.

1000원 균일가 판매를 표방하는 '다이소' 매장도 발디딜 틈 없이 주부들로 장사진이다.

박리다매형 장사가 빛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중앙로 쪽은 의류 액세서리 화장품 팬시점 위주다.

특히 화장품 매장은 지상과 지하에 10여개 문을 열고 있어 과다한 편이다.

전반적으로 패션 위주 상가여서 경기가 한 풀 죽은 모습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아침 손님을 겨냥해 토스트·샌드위치·커피·과일주스 등을 파는 테이크아웃 매장이 유망하다고 이현승 한국실행창업센터 대표는 조언한다.

지상에 건널목이 없어 지하상가로 출근하는 사람이 무척 많은 까닭이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