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소니에릭슨이 내년 하반기께 한국 시장에 들어온다.

이 회사는 LG전자를 제치고 세계 4위에 올라 3위 삼성전자를 추격하는 휴대폰 메이커다.

경쟁사들의 '안방'에 뛰어드는 셈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니에릭슨은 한국 휴대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최근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들과 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인 '위피' 탑재에 관한 협상을 끝내고 현재 하드웨어 및 서비스에 관한 후속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 관계자는 "외국산 휴대폰을 국내에 들여올 때 가장 협상하기 힘든 것이 한국형 플랫폼 탑재 문제"라며 "소니에릭슨은 위피 탑재에 흔쾌히 동의하며 한국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위피는 정보통신부와 이동통신업계가 함께 표준화한 국산 무선인터넷 플랫폼.이통사들이 서로 다른 플랫폼을 탑재할 때 발생하는 국가적 낭비를 막기 위해 만들었으며 지난해 4월부터 국내용 휴대폰에 의무적으로 탑재하고 있다.

세계 1위 휴대폰 업체인 핀란드 노키아는 위피 탑재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노키아가 세계 휴대폰 플랫폼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기네에 유리한 플랫폼 탑재를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는 소니에릭슨이 위피 탑재에 동의한 것은 한국 시장에서는 휴대폰 단가(약 35만원)가 높아 자사 프리미엄 전략과 일치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소니에릭슨의 휴대폰 평균 판매가격(3분기 기준)은 180달러로 삼성전자(175달러)보다 높다.

소니에릭슨은 내년에 한국에서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 이동통신 서비스가 본격화되는 것을 계기로 '워크맨폰''사이버샷폰' 등 글로벌 히트 상품을 선보일 전망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위피 플랫폼 협상 타결로 큰 고비를 넘긴 소니에릭슨이 고성능 그래픽칩 등 하드웨어 문제와 음악포털 서비스 등을 놓고 협상 중"이라며 "이르면 내년 하반기 국내에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니에릭슨은 일본 소니와 스웨덴 에릭슨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합작 설립한 휴대폰 회사로 한때 LG전자에 4위를 내주고 5위로 내려앉았으나 올 들어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면서 1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4위로 복귀했다.

국내 휴대폰 시장에는 외국 업체로는 세계 2위 메이커인 미국 모토로라만 들어와 있으나 수년 전 진출했다가 철수한 노키아도 HSDPA 서비스 본격화에 맞춰 재진출을 모색 중이어서 내년부터는 외국산 비중이 커질 전망이다.

김현지 기자 n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