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햄과 소시지 시장의 86%를 점유해 온 최대 식품회사 유키지루시식품이 수입 쇠고기를 국산 쇠고기로 둔갑시킨 사건의 파장을 견디지 못하고 끝내 파산의 길을 걷게 됐다. 유키지루시의 이와세 고시로 사장은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회사를 어떻게든 존속키로 한 당초 방침을 철회,문을 닫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유키지루시는 지난달 23일 쇠고기 둔갑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후 불과 한달 만에 시장에서 '퇴출'되는 운명에 처했다. 유키지루시의 결정은 소비자들의 철저한 외면과 쇠고기 둔갑파문 이후 발생한 1백억엔 규모의 영업손실,주가 급락 등으로 더 이상 회사를 지탱할 수 없는 지경에 빠졌기 때문이다. 회사측은 광우병 파동 직후 정부가 보조금 지급방식으로 국산 쇠고기를 육가공협동조합을 통해 일괄 구입해 소각하기로 방침을 정하자 지난해 10,11월 호주산 쇠고기 13.8t을 국산용으로 위장시키려다 적발됐다. 유키지루시는 부정행위가 적발된 이후 햄과 소시지식품의 판매및 생산을 중단했었다. 회사측은 이와 함께 사장을 경질하는 등 그동안 실추된 이미지를 만회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해 왔으나 끝내 소비자신뢰를 회복하는데 실패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국민들의 건강을 담보로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인 행위를 저지른 악덕기업은 일본사회에서 발붙일 곳이 없다는 교훈을 남겼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