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부동산시장이 양극화 · 차별화 조짐을 보일 때는 일부지역에서 값싼 매물이 늘어나고, 매물이 쌓이면 수요자는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그러나 우량물건을 접할 기회가 많아도 고가의 부동산을 혼자 부담으로 감당하긴 역부족이다. 이럴 때 마음 맞는 몇 사람이 어울려 투자 유망한 부동산을 골라 공동투자를 고려해 볼만하다.

부동산 시장에서 3~4명의 투자자가 어울려 중․소형 상가나 빌딩, 원룸주택 등을 매입해 운영한 뒤 수익을 나눠 갖는 공동투자는 메리트가 크다. 여유 돈 수천만 원 정도로는 은행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쉽지 않지만, 여럿이 '펀드'를 만들면 연 10%대의 임대수입을 거뜬히 올릴 수 있는 '알짜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부동산 공동투자는 고액투자에 따른 위험부담을 서로 나누고 적은 투자금으로 큰 이익을 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부동산에서 나오는 운용수익을 부담한 금액의 비율만큼 분배하기 때문에 분쟁의 여지도 적고, 법적으로는 투자지분만큼 등기부에 공유지분으로 등재되므로 건물의 관리는 물론 지분매각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에 사는 석○○(48)씨는 올 초 경기도 의정부시에 있는 상가주택을 6억 원에 사들였다. 보증금 2억5000만원에 월세로 540만원을 벌 수 있는 이 건물을 위해 석씨가 2억 원, 동생과 동서가 각각 1억 원, 5000만원의 돈을 보탰다. 이들은 실제 투자액(3억5000만원)을 기준으로 연 18.5%의 수익을 올려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보다 3배에 달하는 투자수익을 낼 수 있게 됐다.

또 서울 종로에서 의류관련 무역업을 하는 이○○(55)씨도 얼마 전 노원구 상계동에 있는 상가 건물(대지 297㎡, 연면적 528㎡)을 19억 원에 매입했다. 보증금 2억8000만원에 월세 1500만원의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알짜 상가를 30년 지기 대학동창 8명이 힘을 합쳐 매입했다. 꼭대기 층은 동창회 사무실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개조하고 나머지 층은 상가로써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는 건물을 공동으로 투자했다. 연 수익률로만 따져 11%를 올리며 은행이자보다 2배 가까운 투자수익을 내고 있다.

공동투자는 되도록 수익배분이 용이한 상업용 또는 임대용 부동산이 유리하다. 임대수익이 예상되는 상가나 월세수익이 꾸준히 발생하는 다가구주택 등을 대상으로 삼으면 좋다. 일례로 올 초 매물로 나왔던 지하철 8호선 암사역 인근 5층짜리 사무실 겸용 상가건물의 시세는 24억 원이었다. 보증금 4억 원에 월 임대수입 1,760만원, 투자수익률을 계산해 보면 연 10.5%에 달한다.

이런 매물들은 관심 있는 지역의 중개업소에서 찾으면 쉽게 구할 수 있고 자금사정 때문에 시중에 급히 내놓은 급매물을 구해도 어렵지 않게 매물을 만날 수 있다. 또 법원 경매를 통할 경우 시세보다 20% 싸게 낙찰 받을 수 있다. 경매의 경우 공동입찰 형태로 참여하면 되는데 급매물보다 값싼 매물이 꾸준하게 공급되기 때문에 수익성 높은 물건을 고르기 쉬운 장점이 있다.

이처럼 부동산 공동투자는 이점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들은 공동투자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주변에 많은 사람이 공동 투자했다가 의만 상했다고 푸념을 늘어놓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동투자는 확실히 이점이 많고 여럿이 책임을 지기 때문에 그만큼 주인의식이 강한 점이 있다.

다만 공동투자를 할 때는 투자자간의 다툼의 소지를 사전에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부동산 공동투자가 이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활성화되지 못했던 것은 투자자들 사이의 의견조율이 쉽지 않은데다 소유권 문제를 명확히 하기 힘들다는데 원인이 있다.

따라서 수익금 정산과 관리방법 등 기본적 사항을 반드시 공증해 두는 게 안전하다. 되도록 임대수익 분배방법, 부동산 관리방안, 향후 매도시기 등 기본적인 사항을 정해 문서화된 내용을 공증해 둬야 한다.

친인척이나 지인들 끼리 공동투자를 하더라도 등기부상의 지분내용이나 권리․의무를 확실히 해둬야 분쟁의 소지를 미리 막을 수 있는 것이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공증을 통해 미리 분쟁의 소지를 제거해 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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