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기 감독 "안우진, 한 단계 더 전진"…포크볼 테스트는 우려
29일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7이닝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9승째를 따낸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우완 투수 안우진(23)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프로 데뷔 5년 차인 안우진은 통산 154승에 빛나는 KIA 양현종을 상대로 전혀 주눅 들지 않는 모습으로 팀 타격 1위인 KIA 타선을 꽁꽁 묶었다.

2019년부터 안우진을 옆에서 꾸준히 지켜본 키움 홍원기 감독에게는 그야말로 선물 같은 선수다.

홍 감독은 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KIA와의 경기를 앞두고 "근래 보기 힘든 명품 투수전이었다.

수준 높은 경기였다"며 "안우진이 초반 실점 위기에서도 본인이 계획했던 대로 실점하지 않고 견디는 모습을 보고 한 단계 전진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칭찬했다.

홍 감독은 특히 빠른 공을 던지는 안우진이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가며 상대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모습을 인상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어제 경기에서 안우진은 힘으로 밀어붙이는 투구가 아니라 최대한 투구 수를 효과적으로 줄이며 타자를 잡겠다는 의도로 빠른 공보다는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모습이었다"며 "그래서 어제 경기 후 영리한 투구를 했다고 칭찬했다"고 말했다.

이어 "안우진이 경기 끝까지 빠른 공을 계속 던질 수는 없다.

투구 속도는 큰 의미가 없다"며 "선발 투수는 타자들과의 수 싸움에서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어내며 긴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덧붙였다.

홍원기 감독 "안우진, 한 단계 더 전진"…포크볼 테스트는 우려
안우진은 29일 경기에서 실전에서는 처음으로 포크볼을 던지기도 했다.

2회초 선두타자 나성범을 상대로 2스트라이크에서 뚝 떨어지는 포크볼을 던져 삼진을 잡아냈다.

5회초에도 포크볼을 한 개 더 던지는 등 안우진은 이날 2개의 포크볼을 테스트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안우진의 새 구종인 포크볼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시즌 중에 새로운 구종을 시도하는 것은 일종의 모험이다.

득보다는 실이 더 많다"며 "겨울에 연습한 뒤 시범경기에서 확신을 가지는 구종이 아니라 시즌 중에 새로운 구종을 장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시즌 전 약체로 평가됐던 키움은 시즌의 절반을 지난 현재 2위를 유지하며 선두 SSG 랜더스를 2경기 차로 쫓고 있다.

키움의 예상치 못한 활약은 올 시즌 프로야구에 가장 큰 이변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홍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시즌 전부터 명확한 목표 의식을 가지고 '하나의 팀'을 꾸려가며 시즌을 준비한 데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여겼다.

홍 감독은 "팀에 거포 선수들이 없다.

그래서 홈런을 노리는 것보다는 출루나 강한 타구를 치도록 목표 의식을 정해주고 있다"며 "코치들도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최대한 극대화해 활용한다는 생각으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