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규, 22일 복귀전에서 4타수 2안타 활약
"정말 열심히 운동해"…재활 중인 김태진 근황 전해
김태진과 동반 '용규놀이' 기대하는 이용규 "제가 오히려 걱정"
"몸은 완전히 회복했지만, 경기 감각은 걱정"이라던 키움 히어로즈 외야수 이용규(37)의 말은 기우였다.

어깨뼈 골절상을 털고 2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통해 1군에 복귀한 이용규는 5번 타자 자리에서 4타수 2안타로 활약하며 팀의 6-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짧게 방망이를 잡고 정확한 콘택트로 투수를 괴롭히는 건 우리가 알던 이용규의 모습 그대로였다.

지난해 타율 0.296으로 활약하며 '제2의 전성기'를 보낸 이용규는 올 시즌 초반 1할대 타율로 고전했다.

설상가상으로 투구에 맞아 오른쪽 어깨뼈(견갑골)에 금이 가면서 지난달 12일에는 1군에서 말소됐다.

순조롭게 재활을 마치고 복귀전 멀티히트를 터트린 이용규의 가세로 키움은 '완전체 타선'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이제 키움은 허리 부상으로 잠시 1군에서 빠진 야시엘 푸이그(32)와 김태진(27)까지 돌아오면 된다.

특히 이용규가 자리를 비운 사이 키움의 1번 타자로 활약한 김태진은 이용규와 시너지가 기대되는 선수다.

김태진과 동반 '용규놀이' 기대하는 이용규 "제가 오히려 걱정"
지난 4월 KIA 타이거즈와 트레이드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김태진은 타율 0.293으로 활약하다가 지난달 2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오른쪽 발목을 다쳐 전열에서 이탈했다.

당시 김태진은 아예 배트를 반 토막에 가깝게 짧게 잡고 콘택트에 집중하는 타격으로 상대 투수를 괴롭혔다.

현장에서는 그런 김태진을 두고 "이용규를 보는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용규 하면 떠오르는 건 끊임없이 파울 타구를 만들어내며 투수를 괴롭히는 '용규놀이'다.

2010년 당시 KIA 타이거즈 소속이던 이용규는 넥센 박준수(2012년 박승민으로 개명)를 상대로 KBO 신기록인 20구 대결을 펼쳤다.

김태진 역시 지난달 24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파울만 6개를 치며 끈질기게 버티며 10구 대결을 펼쳐 '태진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2군에서 김태진과 함께 재활 훈련을 하다가 먼저 복귀한 이용규는 "아침에 가장 일찍 나와서 훈련도 가장 열심히 하더라"면서 "이른 시일 내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태진이 복귀해 이용규와 테이블세터를 이룬다면, 상대하는 투수에게는 악몽 같은 1회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이용규의 올해 헛스윙 비율은 2.8%로 팀에서 가장 낮고, 김태진도 5.9%로 팀 평균(9.6%)의 절반 수준이다.

파울 비율은 김태진(27.2%)과 이용규(24.6%)가 팀에서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어서 둘이 마음먹고 커트만 한다면 얼마든지 투수를 괴롭힐 수 있다.

이용규는 "김태진 선수는 이제 자기 타격을 찾은 거 같은데, 오히려 제가 올해 안 좋아서 걱정"이라며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