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원호의 유일한 올림픽 경험자…"후배들 하나 되도록 도울 것"
마지막 올림픽 나서는 김정은 "한국 여자농구 희망 보여주겠다"
마지막 올림픽 무대를 앞둔 김정은(33·우리은행)은 "도쿄에서 한국 여자농구의 저력과 희망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김정은은 10일 여자농구 대표팀이 2020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소집된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김정은은 도쿄 올림픽에 나서는 여자농구 대표팀에서 유일하게 올림픽 출전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다.

한국 여자농구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였던 13년 전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 코트를 누볐다.

지난 시즌 발목을 다쳐 수술대에 오른 김정은은 여전히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다.

그러나 전주원 대표팀 감독은 김정은을 대표팀에 뽑았다.

김정은이 가진 '경험'을 높이 샀다.

김정은은 "올림픽을 두 달 남기고 몸상태가 100%여도 될까 말까인데 나이 들다 보니 회복도 느려 걱정"이라며 웃었다.

이어 "괜히 후배 자리를 빼앗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코트 밖에서 내가 외적으로 할 역할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 "후배들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 올림픽 나서는 김정은 "한국 여자농구 희망 보여주겠다"
한국은 베이징올림픽 조별리그에서 강호 러시아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는 등 선전해 8강에 올랐고 최강 미국에 져 탈락했다.

김정은은 "그때 8강 이상의 성적도 낼 수 있었다"며 아직도 아쉬워한다.

이번에는 4강 진출 이상을 이뤄보겠다고 큰소리치면 좋겠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한국 여자농구는 10년 전보다 약해졌다.

도쿄 올림픽 조별리그에서 만날 스페인(3위), 캐나다(4위), 세르비아(8위), 세 팀 모두 한국(19위)과 세계 랭킹 격차가 크다.

김정은은 WKBL 무대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어린 후배들이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 주눅 들지 않고 가진 것 이상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김정은은 "사실 아무것도 모르고 덤빌 때가 제일 무서운 법인 만큼, 어린 선수들이 부담 없이 실력을 펼치기를 바란다"면서 "(외국 선수와 비교해) 신장에서 크게 밀리지 않는 박지현(우리은행)과 윤예빈(삼성생명)에게 특히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소속팀이 아닌 팀 간의 플레이오프나 챔피언결정전은 '남의 잔치'여서 안 보러 간다고 한다.

마지막 올림픽 나서는 김정은 "한국 여자농구 희망 보여주겠다"
그러나 역대 최고의 명승부가 펼쳐진 삼성생명과 KB의 지난 시즌 챔프전은 경기장에서 관전했다.

절친인 삼성생명 김보미(은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였다.

김정은은 "여자농구 챔프전에 관심이 크게 쏠려 동업자로서 참 좋았다"고 말했다.

그런 열기를 매 시즌 유지하려면 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게 김정은의 생각이다.

김정은은 "여자농구가 위기라는 말을 벌써 10년째 듣고 있는데 이번에 우여곡절 끝에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냈다"면서 "국제대회 성적이 WKBL 인기를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만큼 선수들 모두가 각오를 남다르게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마지막 무대가 될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모든 것을 불사르려고 한다.

김정은은 "도쿄에서 한국 여자농구의 저력과 희망을 보여드리고, 결과는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 "남은 2개월 동안 후배들과 잘 준비해 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