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베로 감독 "야수 등판? 불펜 보호 때문, 상식적으로 가능해" [대전:프리톡]

[엑스포츠뉴스 대전, 조은혜 기자] `상식적으로 가능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이끄는 한화 이글스는 지난 10일 대전 두산전에서 8회까지 1-14로 끌려갔다. 승부가 이미 기운 상황, 한화 벤치는 이날 3루수로 선발 출전했던 강경학을 마운드에 올렸다. 프로에 와서 처음 투수로 나선 강경학은 첫 두 타자를 잘 잡았으나 사사구로 만루를 만든 뒤 페르난데스, 김인태와 조수행에게 연달아 안타를 맞고 실점했다. 이어 올라온 투수 역시 외야수 정진호였고, 정진호가 신성현을 뜬공 처리하면서 9회가 끝이 났다.

이유는 확연히 보였던 것처럼 심플했다. 11일 경기를 앞두고 만난 수베로 감독은 `다음 날 중요한 경기가 있었고, 점수 차가 많이 난 상황에서 강재민, 김진영, 김범수, 불펜을 아껴야 했던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만약 다시 나온다면 어제와 똑같은 이유로 투수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올릴 것`이라고 답했다.

물론 선수의 의사를 존중했다. 수베로 감독은 `야수들 몇 명에게 물어봤는데, 다른 선수들은 아주 오래 전에 해봤다고 얘기했는데 강경학에게 물어봤을 때 할 수 있다고 했다. 정진호도 가능하다고 했고, 최재훈 등 여러 선수들이 던질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부상을 조심해야 했기 때문에 `절대 무리하지 말고 가운데 스트라이크만 던지라고 얘기했다. 야수를 투수로 올릴 때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수베로 감독은 야수를 투수로 올리는 상황이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는 데 대해 `8회 그렇게 큰 점수 차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런 의견을 내신 분이 14-1을 뒤집는 경험이 있는지 묻고 싶다.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며 `오늘 카펜터가 나오고, 1승을 추가하면 위닝시리즈를 가져갈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상식적으로 가능했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한화의 창단 첫 외국인 감독이기도 한 수베로 감독은 시프트와 탠덤, 이번 야수 기용까지 팬들에게 화제를 던져주는 감독이다. `이게 이렇게 이슈가 될지 몰랐다`고 웃은 수베로 감독은 `지도자를 하면서 경험한 것들, 성공한 것들을 하고 있는 건데 나에겐 일상적인 것들이라 크게 이슈가 될 만한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 또 어떤 서프라이즈가 나올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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