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와의 라운드.’

아마추어 골퍼에겐 꿈 같은 이야기다. 하지만 내로라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선수들도 ‘골프 황제’와의 라운드가 그리 쉽지만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신인일수록 더 절실하다. 미국 골프채널은 “최근 몇 년간 PGA투어 ‘루키’들에겐 우즈(사진)와 경기하는 것이 ‘로또’에 당첨되는 것과도 같다”며 “신인 선수들이 우즈와 1, 2라운드에서 같은 조에 편성되는 일이 매우 드물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루키들이 우즈와 경기하는 방법은 사실상 예선 라운드에서 우즈와 비슷한 성적을 내는 것이 유일하다. 우즈는 선수 황혼기에 접어들었고, 출전 대회 수를 대폭 줄이면서 신인선수들과 함께 뛸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그가 부상을 회복하면서 ‘우즈와 동반라운드’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는 것에 대부분 선수는 오히려 감사해하는 눈치다.

우즈의 ‘은퇴설’이 나오던 2017년 오클라호마주립대 선수였던 ‘슈퍼 루키’ 빅토르 호블란(23·노르웨이)도 그중 한 명이다. 그는 “당시에는 투어에 진출하고도 우즈와 경기하지 못할 수 있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며 “여전히 우즈와 경기하지 못했지만,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점이 좋다”고 했다. 호블란은 지난주 PGA투어 푸에르토리코오픈 우승자다.

2년 전 혼다클래식 3라운드에서 ‘운 좋게’ 우즈와 한 조로 묶인 샘 번스(23·미국)는 “2라운드 후 우즈의 스코어를 봤는데 같이 경기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다”며 “PGA투어가 3라운드 조편성을 공식 발표한 뒤에야 (우즈와 함께 경기한다는 사실을) 믿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또 “정말 훌륭한 경험이었고 많은 자신감을 얻은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