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점프 5위였으나 크로스컨트리서 대역전극…"3연패 도전? 가능성 열어둘래"
독일 기수 프렌첼, 노르딕복합 노멀힐 2연패로 '이름값'
진정한 스키의 '왕'을 가리는 노르딕복합 종목에서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에릭 프렌첼(30·독일)이 노멀힐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프렌첼은 14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스키점프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대회 남자 개인 노멀힐/10㎞ 경기에서 24분51초4로 와타베 아키토(일본·24분56초2)를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4년 전 소치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와타베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8년 20세로 국제스키연맹(FIS) 월드컵 개인전 첫 정상에 오른 프렌첼은 2012-201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5년 연속 월드컵 종합 우승을 차지한 강자다.

통산 개인전 우승만 42번이다.

평창올림픽을 앞둔 올 시즌엔 종합 순위 8위로 밀려나 있었으나 그를 올림픽 우승후보로 꼽는 것을 주저하는 이는 없었다.

이번 대회 종합 우승을 노리는 독일 선수단은 그를 개막식 기수로 내세워 기대감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독일 기수 프렌첼, 노르딕복합 노멀힐 2연패로 '이름값'
이날 첫 경기인 스키점프에서 그는 106.5m를 비행해 5위(121.7점)에 올랐다.

노르딕복합에선 스키점프 기록에 따라 크로스컨트리 출발 시각에 차등을 둔다.

프렌첼은 스키점프 선두 프란츠-요제프 레를(오스트리아 130.6점)보다 36초나 늦게 출발하며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

하지만 그는 크로스컨트리에서 가뿐하게 이 격차를 극복했다.

2.5㎞ 지났을 때 선두와 격차를 12.9초로 줄였고, 4㎞ 정도 지났을 땐 2초 뒤진 3위로 올라섰다.

그리고 2.5㎞를 남기고선 선두로 나섰다.

특히 와타베와의 2파전이 벌어진 가운데 마지막 오르막에서 사력을 다한 질주로 앞서나가며 승기를 잡았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프렌첼은 "마지막 슬로프에서 그렇게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나섰다"면서 "선두로 나서면서 압박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잘 이겨냈다"고 말했다.
독일 기수 프렌첼, 노르딕복합 노멀힐 2연패로 '이름값'
스키보다 축구에 더 관심이 많은 아들에게 "스키의 아름다움을 알려주고 싶어서" 평창에서 메달을 따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던 그는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3명의 아이와 아내를 자주 보지 못했지만 큰 힘이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그가 놀라운 레이스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면서 이날 경기 후 기자회견에는 4년 뒤 그의 3연패 도전 여부가 큰 관심사였다.

노르딕복합에서는 1972년 삿포로부터 1980년 레이크플래시드 대회까지 울리히 베링(동독)이 3연패를 달성한 것이 유일하다.

프렌첼은 "베이징 올림픽까지 도전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그때까지 선수 생활을 할지도 잘 모르겠지만,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며 미소 지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