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한국 도착…오후 인천공항서 진부역까지 KTX 고속철도 타고 방문
자원봉사자와 친밀한 셀카·태극전사는 격려…조직위서 올림픽 준비상황 점검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생일파티에 환호…수송 지원 병사 사망엔 위로
[올림픽] 바흐 IOC 위원장 개막 10일 앞두고 방한…첫날부터 광폭행보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열흘 앞둔 30일 방한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첫날부터 광폭 행보를 펼쳤다.

이날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한 바흐 위원장과 부인 클라우디아 여사는 이희범 위원장을 비롯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의 환영을 받았다.

바흐 위원장은 "마침내 한국에 도착해서 대단히 기쁘다"며 "큰 기대를 하고 동계올림픽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인천공항에서 강릉을 잇는 KTX 고속열차에 탑승했다.

지난해 12월 개통한 경강선 KTX를 처음 탄 바흐 위원장은 평창유치위원회가 공약한 인천공항과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강원도 평창·강릉 일대를 잇는 고속철도를 실제 체험했다.

바흐 위원장 일행은 오후 3시 54분께 평창에서 가까운 진부역에서 내렸다.

올림픽 오륜기가 박힌 외투를 입고 역사에 등장한 바흐 위원장을 자원봉사자 약 30명이 힘찬 박수로 환영했다.
[올림픽] 바흐 IOC 위원장 개막 10일 앞두고 방한…첫날부터 광폭행보
바흐 위원장은 미리 준비한 오륜기 배지를 자원봉사자에게 나눠주고 일일이 악수했고 스스럼없이 사진 촬영 요청에도 응하며 화끈한 팬서비스를 선사했다.

대회 마스코트인 수호랑 인형을 선물로 받은 바흐 위원장은 또렷한 우리 말로 "안녕하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카메라 앞에 섰다.

그는 "마침내 이곳에 왔다"면서 "평창조직위의 좋은 뉴스를 접했고 훌륭한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한국민은 세계가 한국을 지켜본다는 것을 잘 알 것"이라며 개최국 국민의 자존심으로 올림픽에 큰 관심을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20일 스위스 로잔 IOC 본부에서 남북한 올림픽 참가회의를 주재하고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방식을 확정한 바흐 위원장은 소중한 결실로 올림픽 첫 남북단일팀인 여자 아이스하키팀에 큰 관심을 보였다.

바흐 위원장은 "아이스하키팀만 아니라 개회식 남북 공동입장은 전 세계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며 IOC와 남북한이 공동 합의한 남북단일팀 구성, 개회식 공동입장, 한반도기 사용 등에 의미를 뒀다.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이 좌절된 러시아 쇼트트랙 선수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IOC에 해명을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낸 것을 두고 바흐 위원장은 "러시아 선수들의 개인 정보를 취합한 결과 약물 이력에서 깨끗한 선수 169명이 올림픽에 초대를 받았다"며 안현수와 러시아 측의 반발을 일축했다.

IOC는 4년 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국가 주도의 도핑 조작을 일삼은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출전을 불허했다.

대신에 약물을 복용한 적이 없는 깨끗한 선수들이 엄격한 심사를 거쳐 개인 자격으로 평창에 오도록 길을 텄다.

안현수는 러시아의 광범위한 도핑 조작 실태를 폭로한 맥라렌 보고서에 등장한 것으로 추정돼 평창올림픽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바흐 위원장은 또 올림픽보다 북한에 너무 관심이 쏠렸다는 의견에 "절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누구나, 모든 국가올림픽위원회(NOC)가 환영받는 곳이 올림픽"이라면서 "한국 국민은 위대하며 따뜻하며 이는 올림픽 개최국 국민의 역할"이라고 했다.

이어 "한국민은 개최국 국민으로서 역대 최다 출전국(92개국)이 IOC의 초대로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을 자랑스럽고 기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림픽] 바흐 IOC 위원장 개막 10일 앞두고 방한…첫날부터 광폭행보
바흐 위원장은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에 있는 한국 선수단 실내 훈련장을 찾아 스켈레톤 금메달 기대주 윤성빈과 봅슬레이 간판 원윤종 등 태극전사들과 인사하고 올림픽에서 선전을 기원했다.

또 우리 말로 '파이팅'을 외치고 선수들과 주먹을 부딪치며 친근감을 나타냈다.
[올림픽] 바흐 IOC 위원장 개막 10일 앞두고 방한…첫날부터 광폭행보
마지막으로 평창조직위 사무실을 들른 바흐 위원장은 조직위의 대회 준비상황을 보고받았다.

바흐 위원장은 조직위 직원들에게 흔한 립서비스가 아닌 따끔한 지적을 남겼다.

그는 "올림픽 개막 전 안타깝게도 좀 더 다듬어야 할 세밀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지금껏 열심히 준비해온 대로만 한다면 나쁜 일은 벌어지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며 조직위 직원들에게 마지막 집중을 주문했다.

또 "오늘 여러분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하진 않겠다"면서 "이런 인사는 폐회식(25일) 후 다음 날 아침 작별 아침 식사 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달라고 덧붙였다.

바흐 위원장은 그간 한국에서 벌어진 모든 사건 사고를 열심히 챙긴 인상적인 모습도 선보였다.

그는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진천선수촌에서 북한 선수들의 생일을 챙겨준 것을 뉴스로 접했다면서 "매우 기쁘고 이것이야말로 올림픽 메시지이자 정신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올림픽 정신이 한국과 세계로 뻗어 가는 또 다른 위대한 신호"라고 평했다.

아울러 이날 전해진 수송 전담 현역 병사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에 "유족과 평창조직위에 진심 어린 위로를 보낸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