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과 기록으로 명예회복을 했다. 보람을 찾았다"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3개를 걸고 당당히 돌아온 한국 수영의 간판 박태환(21.단국대)은 그간의 부담을 내려놓은 듯 홀가분해하면서도 정상을 지켜야 하는 부담감을 동시에 안고 있었다.

박태환은 28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참석한 한국선수단 공식 기자회견에서 "베이징 올림픽 이후 지난해 부진한 성적을 거뒀는데 이번 대회에서 명예회복을 하고 영예를 안았다"고 돌아봤다.

4년 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MVP에 뽑힌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를 목에 걸며 세계적 스타로 우뚝섰다.

그러나 이듬해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출전한 세 종목 모두 결선 진출에 실패해 시련을 맞았다.

'로마 참패' 이후 절치부심한 그는 올해 광저우에서 자유형 100m와 200m, 400m를 석권해 부활에 성공했다.

박태환은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1년 동안 훈련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과 기록으로 메달을 걸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명예회복을 한 시합이었고, 영예를 안겨준 시합"이라고 표현하면서 환하게 웃었다.

좋은 성적으로 '금의환향'했지만 이제 박태환의 앞에는 내년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와 2012년 런던 올림픽이라는 더 큰 산이 놓여 있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100m와 200m, 400m는 물론 1,500m에까지 출전했던 박태환은 향후 출전 종목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태환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3개의 금메달을 땄는데 저에게는 금메달을 목에 건 세 종목 모두 중요하다"면서 "어느 한 종목 꼽기가 애매하다"고 밝혔다.

200m와 400m를 주종목으로 꼽은 그는 "100m에서 예상과 달리 금메달을 목에 걸어 더 값지고 1,500m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앞으로 어디에 출전할지 지금은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민상(54) 수영 경영대표팀 총감독은 "종목에 따라 쓰는 근육이 다르기 때문에 1,500m에 대한 기대감은 욕심이다.

혹사시키는 것이다"라면서 "감독과 스승으로서 조언을 하자면 더 경쟁력있고 확률이 큰 쪽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에 박태환은 "출전 종목은 앞으로 계속 상의를 한 뒤 짤 계획"이라면서 "이번 대회를 계기로 앞으로 좋은 방향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박태환의 부활 뒤에는 '로마 참패' 이후 꾸려진 특별강화위원회와 이방인 지도자 마이클 볼(48.호주) 코치 등의 숨은 공로도 자리하고 있다.

특히 아시안게임 이후 볼 코치의 재계약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노민상 감독은 "볼 코치와 계약 문제는 금전적인 것이라 제가 개입하지 않는다"면서도 "볼 코치가 이번 대회에서 내다본 것은 정확했다. 개인적으로는 다시 계약하는 것도 좋다고 본다"고 밝혔다.

(영종도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song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