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라이프·한국경제 KLPGA 챔피언십] "거리 늘리려 스텝 스윙…내년엔 꼭 우승하겠다"
"아쉽지만 다음에는 꼭 우승할래요. 선수들이 메이저대회 중 제일 우승하고 싶어 하는 게 바로 KLPGA챔피언십이에요. 내년에는 제 사진도 역대 우승자 옆에 놓여져야죠(웃음)."

19일 끝난 '메트라이프 · 한국경제 KLPGA챔피언십'에서 챔피언조로 나서 2위를 기록한 김혜윤(21 · 비씨카드)은 아쉬움과 즐거움이 큰 대회였다고 말했다. 우승을 놓쳤지만 수많은 갤러리가 격려의 박수를 보내줘 즐겁게 라운드했기 때문.

이번 대회 때 많은 갤러리들은 김혜윤의 스윙을 보고 쑥덕거리기 일쑤였다. 그의 드라이버샷 동작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 중 가장 독특하기 때문.그는 드라이버샷을 할 때 두 발을 고정하지 않고 스텝을 밟듯이 움직인다. 주위에서는 '스텝 스윙'이라고 부른다.

김혜윤은 드라이버 샷을 할 때 먼저 양발을 모은 채 어드레스를 취한다. 그 다음 백스윙을 하면서 오른발을 어깨 너비로 벌린다. 백스윙 톱에서는 왼발을 타깃 쪽으로 내디디면서 다운스윙을 한다. 드라이버샷을 할 때 하체를 고정해야 한다는 상식을 깨는 스윙이다. 김혜윤은 "고등학교 1학년 때 거리를 늘리기 위해 체중이동을 연습할 겸 발을 움직이면서 쳤는데 잘 맞아 아직까지 하고 있다"며 "이렇게 해서 거리를 15야드 정도 늘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혜윤은 이 동작을 부단한 연습으로 몸에 익혔기 때문에 체중이동을 완벽하게 할 수 있고 리듬감도 잘 살리고 있다고 했다. 김혜윤은 "나이가 들어 볼을 맞히는 능력이 떨어지면 그때는 스윙을 고쳐볼 생각"이라며 많은 연습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에 아마추어에게는 권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혜윤은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김정호씨)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다. 김혜윤은 전국대회인 정안배 매치플레이에서 첫 우승을 거뒀고 이듬해 국가대표 상비군에 발탁됐다. 김혜윤은 "우승하고 이름도 알려지면서 더욱 자신감이 붙고 욕심도 생겼다"며 "그때부터 골프가 재미있어졌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러시앤캐시여자오픈에서 통산 2승을 거둔 김혜윤은 '연습벌레'로 통한다. 대전에서 KTX를 타고 학교(건국대) 수업을 들으러 갈 정도로 학업(골프지도 전공)에도 열심이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