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앞두고 본격적인 훈련에 나선 축구대표팀이 그동안 피로가 쌓인 선수들을 배려해 '깜짝 휴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10일 "허정무 대표팀 감독이 이날 오후 훈련을 끝내고 코칭스태프 회의를 통해 선수들에게 외박을 주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라며 "선수들은 11일 오전 식사를 끝내고 해산해 12일 정오에 다시 모이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대표팀은 이날 정오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23명의 최종엔트리에 포함되기 위한 훈련을 시작했지만 소속팀 사정 때문에 11명만이 참가했다.

특히 11명의 선수 가운데 전날 K-리그 경기를 치렀던 이승렬, 김치우(이상 서울), 김정우(광주)는 회복훈련만 했고, 이날 입국한 차두리(프라이부르크)를 비롯한 나머지 선수들도 가벼운 볼 뺏기로 몸을 풀었다.

코칭스태프의 휴가 조치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코칭스태프가 이날 훈련을 하면서 선수들의 몸 상태를 점검한 결과 훈련보다는 충분히 쉬게 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허 감독 역시 이날 훈련에 앞서 "시간이 적다고 이를 악물고 훈련 시간을 늘리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지금은 심리적 안정과 이미지트레이닝이 중요한 시점이다."이라고 말했던 만큼 이번 휴가 결정은 피로 따른 선수들의 부상을 방지하겠다는 의도도 숨어 있다.

한편 '깜짝 휴가'를 즐기게 된 선수들은 12일 정오 파주NFC에 복귀해 본격적인 생존경쟁을 펼친다.

특히 12일 훈련부터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이청용(볼턴), 곽태휘(교토), 김보경(오이타)를 비롯해 11일 치러지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전에 나서는 수원(이운재.조원희.강민수.염기훈)과 성남(정성룡) 소속 선수 등 20명이 모이게 돼 훈련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