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자프로골프에서 활약하고 있는 송보배(23)가 교라쿠컵 제10회 한일여자대항전 첫날 7언더파의 맹타를 휘두르며 기선 제압에 한 몫을 담당했다.

송보배는 4일 일본 오키나와 류큐 골프장(파73.6천550야드)에서 열린 대회 첫날 고가 미호(27)와 18홀 스트로크 플레이에서 7언더파 66타를 기록했다.

1언더파 72타에 그친 고가를 넉넉히 앞서며 승점 2점을 따낸 송보배는 "첫 홀이 파5로 긴 홀이었는데 두 번 만에 그린에 공을 올려 버디를 잡아 자신감을 얻었다.

또 3번 홀(파5)에서도 이글을 잡으며 초반 3개 홀에서 3타를 줄여 상승세를 탔다"고 말했다.

송보배는 대회가 열리고 있는 류큐 골프장과 인연이 깊다.

2007년 일본 진출 이후 첫 우승을 2008년 바로 이곳에서 열린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에서 일궈냈기 때문이다.

클럽하우스에도 역대 우승자로 송보배의 사진이 크게 걸려 있다.

송보배는 "특별히 이 골프장이라고 자신감이 있는 것은 아닌데…"라고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2008년 국내 대회에 나왔다가 판정에 불만을 품고 기권,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로부터 한국 대회 2년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가 10월 말에 사면을 받아 이 대회에 출전하게 된 송보배는 "그런 데서 부담을 느낀 것은 아니지만 신인 때 한일 전에서 1승을 하고 난 뒤 이겨보지 못해 이번에는 꼭 승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2004년부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대상을 2년 연속 차지하는 등 국내 무대를 평정한 뒤 2007년 일본으로 건너간 송보배는 첫해 우승이 없었지만 2008년 1승, 올해는 10월 일본여자오픈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겸한 미즈노클래식 등 2승을 거두며 안정적으로 일본 무대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송보배는 "사실 한국에 있을 때는 10위 안에 들어도 짜증이 날 정도로 우승 욕심이 컸지만 일본에서는 10위 안에 들기만 해도 좋을 정도로 처음에 고생이 많았다"며 "2010년 LPGA 투어 출전권도 있지만 일본 투어에 더 전념할 예정이다.

미국에는 메이저대회 위주로 5개 정도의 대회만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에 온 뒤로 체중이 10㎏이나 불었다"는 송보배는 "태국에서 동계 훈련 예정인데 근육량을 늘려서 다음 시즌에 더 나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송보배는 2009년 일본여자프로골프 투어 신인왕 수상이 유력하다.

일본 투어 관계자는 "송보배가 2007년부터 일본에서 활약하기는 했지만 그동안 비회원 자격이었다.

올해 2승을 거두고 투어 등록 신청을 했기 때문에 신인 가운데 올해 상금이 가장 많은 송보배가 신인왕에 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아직 공식 발표 전이기 때문에 '신인왕 수상자가 누구'라고 밝히긴 어렵다"고 덧붙였지만 송보배의 신인왕 수상은 사실상 확정적이다.

(오키나와<일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email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