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 군단'의 화끈한 대포가 잠실벌도 초토화했다.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롯데 자이언츠가 파죽의 8연승을 내달리고 선두권 진입을 눈앞에 뒀다.

8연승은 올해 최다연승으로 LG와 SK가 한 번씩 했다.

롯데는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선두 두산 베어스와 방문 경기에서 카림 가르시아의 만루홈런 등 대포 3방을 앞세워 14-2로 크게 이겼다.

지난 10일 목동구장에서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한 것을 시작으로 부산-인천-서울을 돌며 8연승을 구가한 롯데는 47승42패, 승률 0.528을 기록, 3위 KIA(승률 0.529)에 승률 1리차로 따라붙었다.

또 선두 두산(0.548)과 2위 SK(0.539)도 역전 가시권에 두고 맹렬한 추격전을 펼쳤다.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절묘한 투구로 5이닝을 2점으로 막고 5승(2패)째를 챙긴 롯데 선발투수 손민한은 역대 20번째로 1천500이닝 투구를 넘겼다.

반면 심각한 투타 부조화로 위기에 빠진 SK는 19일 롯데에 7-16으로 크게 패한 데 이어 이날 문학 홈경기에서 최하위 한화에 1-11로 참패했다.

LG는 광주 방문경기에서 봉중근의 호투와 박용택의 역전 결승포에 힘입어 KIA를 2-1로 제쳤다.

●잠실(롯데 14-2 두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적극적인 번트 작전이 롯데의 응집력을 살렸다.

1회 무사 1,2루, 2회 무사 3루 기회를 날리자 로이스터 감독은 0-1로 뒤진 3회 보내기 번트를 지시해 1사 2,3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조성환의 유격수 땅볼 때 3루 주자 최기문이 홈에서 아슬아슬하게 세이프, 동점을 만든 롯데는 이대호의 중전 적시타가 터져 2-1로 전세를 뒤집었다.

4회와 6회 각각 김민성과 이대호가 솔로포를 날려 4-2로 앞서던 7회초 대세를 갈랐다.

볼넷 2개와 안타로 만든 2사 만루 기회에서 홍성흔 타석 때 두산 투수 김상현이 폭투해 공이 뒤로 빠진 사이 3루 대주자 장성우가 재치있게 홈을 파고들어 1점을 도망갔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자신을 막고자 마운드에 올라온 왼손투수 금민철을 상대로 가르시아가 우중간 스탠드에 꽂히는 장쾌한 만루포를 터뜨려 두산의 추격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봇물이 터진 롯데는 8회에도 조성환의 2타점 적시타 등으로 4점을 보탰다.

5타수2안타를 때린 이대호는 3타점을 추가, 73타점으로 로베르토 페타지니(LG.72개)를 따돌리고 이 부문 단독 1위로 뛰어올랐다.

●문학(한화 11-1 SK)
팽팽하던 승부는 이범호의 홈런포 한 방으로 갈렸다.

무릎이 아파 공수에서 애로를 겪은 이범호는 2-1로 앞선 6회초 무사 1루에서 SK 선발투수 게리 글로버의 초구 커브를 시원하게 퍼올려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2점포를 터뜨렸다.

한 타자를 건너 통산 2만번째 홈런의 주인공 연경흠이 왼팔 가득염으로부터 우월 솔로 아치를 그려내 SK의 추격 의지를 다시 꺾었다.

모처럼 다이너마이트 타선에 불이 붙은 한화는 계속된 2사 만루에서 김민재가 우중간을 꿰뚫는 싹쓸이 3루타를 터뜨리는 등 7점을 보태고 승부를 끝냈다.

7회에는 이영우가 투런포로 쐐기를 박았다.

심각한 공수 불균형으로 김성근 감독 부임 후 최대 고비를 맞은 SK는 타선이 한화 마운드에 산발 5안타 1득점에 묶인 데다 마운드도 뭇매를 버티지 못해 힘없이 주저앉았다.

●광주(LG 2-1 KIA)
'호랑이 굴'에서 정신을 차린 타격 1위 박용택이 KIA전 8연패 사슬을 끊었다.

타율 0.371을 때린 박용택은 1-1로 투수전이 펼쳐지던 8회초 선두 타자로 나와 바뀐 투수 곽정철의 바깥쪽 공을 밀어 좌측 펜스를 살짝 넘기는 회심의 역전 솔로 아치를 그렸다.

LG는 0-1로 끌려가던 7회 KIA 투수 손영민의 실책으로 잡은 1사 3루에서 조인성의 희생플라이로 겨우 동점을 이뤘고 8회 역전에 성공, 7이닝 동안 1점으로 호투한 선발투수 봉중근에게 승리를 선사했다.

KIA는 9회말 2사 1루에서 김원섭의 잘 맞은 타구가 LG 3루수 정성훈의 글러브에 빨려 들어가면서 땅을 쳤다.

(서울연합뉴스) 옥 철 장현구 고동욱 기자 oakchul@yna.co.krcany9900@yna.co.kr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