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탱크'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 옛 스승인 '승부사' 거스 히딩크(63) 러시아 축구대표팀 감독과 4년 만에 뜻깊은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29일 오후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 마련한 히딩크 감독 초청 만찬장.
흰색 긴소매 셔츠에 검은색 면바지를 입고 나타난 박지성이 먼저 호텔에 나타난 뒤 뒤늦게 도착한 히딩크 감독과 만찬장 로비에서 정겨운 포옹을 하고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박지성과 히딩크 감독이 만나는 것은 박지성이 PSV에인트호벤(네덜란드)을 떠나 맨유로 옮겼던 지난 2005년 7월 이후 4년여 만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4강 신화를 창조하는데 앞장섰던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을 따라 에인트호벤에 입단했으나 히딩크 감독의 만류를 뿌리치고 맨유에 입단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로서 성공시대를 열었다.

이후 둘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만날 기회는 없었다.

박지성은 히딩크 감독과 만남의 시간을 가지면서 "정확히 언제 히딩크 감독을 만났는지 기억이 안 난다"고 말문을 연 뒤 "이렇게 다시 만나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검은색 정장 차림의 히딩크 감독 역시 "여기에서 옛 선수들을 만나 반갑고 놀랍다"면서 "박지성과 이영표는 유럽으로 데려간 선수인데 에인트호벤에서 영국으로 갔고 지금은 어린 선수들에게 롤 모델이 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히딩크 감독은 이어 "박지성과 이영표는 개인적으로도 위대한 업적을 이뤘고 한국축구 발전에도 좋은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에게 "내가 하는 말을 통역 좀 해 달라"고 농담을 건네며 50여 명의 취재진 앞에서 각별한 애정을 과시하기도 했다.

히딩크 감독은 박지성 이외에도 한일월드컵 당시 자신이 지도했던 이영표(도르트문트), 홍명보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 감독, 김태영 코치와 함께 사진 촬영을 하고 대화를 나누며 과거를 떠올리기도 했다.

이영표는 "네덜란드에서 히딩크 감독을 만난 뒤 2년 만에 만났는데 반갑고 기쁘다"고 웃음을 지었다.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