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마지막 일전을 앞둔 한국과 이란 축구대표팀 사령탑이 아주 작은 차이에서 승자와 패자가 갈릴 것이라면서 최선의 경기를 다짐했다.

허정무(54) 한국 대표팀 감독은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이란과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B조 8차전을 앞두고 16일 오후 같은 장소에 마련된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 참석, "우리는 본선진출이 확정된 상태지만 이와 상관없이 최선의 경기, 좋은 경기를 펼치겠다.

선수들 몸 상태도 좋다"며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함께 기자회견에 응한 압신 고트비(45) 이란 대표팀 감독도 "한국은 아시아의 강팀 중 하나다.

한국을 이기는 것은 어느 팀이나 힘들 것이다.

특히 한국 홈에서는 세계 어느 나라가 와도 절대 쉬운 경기는 못할 것이다.

우리에게도 매우 어려운 경기가 되겠지만 7천만 이란 국민과 500만 재외동포들의 성원이 있어 온 힘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필승 각오를 밝혔다.

고트비 감독은 "한국은 조직력과 선수들 능력이 뛰어나지만 이란도 큰 차이는 없다.

내일 경기는 1초, 1㎝의 아주 작은 차이가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전술적으로 잘 준비한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허정무 감독은 "이란은 체격이나 기술 등 세계적 수준에 근접한 팀이다.

해외서 뛰는 선수도 많고 국내 리그 선수들도 기량이 좋다.

약점을 찾아보기 힘든 팀"이라면서 "고트비 감독 부임 이후 이란대표팀은 더 속도감 있고 활기찬 모습이었다.

이에 대비하고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는 않았다.

허 감독은 이어 "다만 고트비 감독도 얘기했지만 완벽한 팀은 없다.

미세한 약점을 찾아 공략하고 90분 안에 누가 더 많은 찬스를 만들어 성공하느냐가 중요하다.

1초 차로 승부가 갈릴 수 있어 끝까지 집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란은 이번에 한국을 반드시 꺾어야 최소 조 3위라도 확보해 본선 진출 가능성을 살릴 수 있는 절박한 처지다.

하지만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비디오분석관, 2006 독일 월드컵에서는 코치로 한국 대표팀과 일했던 고트비 감독의 남아공행에 대한 자신감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처음 이란 대표팀 감독을 맡고 나서 목표 중 하나는 팀에 긍정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었다.

선수들이 자신감만 갖게 되면 월드컵 본선 진출은 우리가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고 생각했다.

나는 한국 축구를 잘 안다.

전술.전략적으로 잘 준비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대표팀 주장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이란은 천국으로 가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한데 대해 고트비 감독은 "박지성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아시아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하나로 성장했다.

그는 아시아의 자랑이다"라고 전하고서 "이란축구는 항상 천국을 찾아 나아가고 있다"며 미소를 지어 보였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