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에 납작 엎드린 자세로 퍼트라인을 관찰하는 카밀로 비예가스(콜롬비아)가 '색다른 해트트릭'을 달성할 기세다. 그것은 타이거 우즈가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출전하지 못한 대회에서 세 번 우승하는 일이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11위 비예가스는 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토리파인스CC 북코스(파72)에서 열린 미국PGA투어 뷰익인비테이셔널 1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32 · 31)를 기록했다. 생애 18홀 최소타수 타이기록을 세운 그는 데이비스 러브3세와 애런 배들레이를 3타차로 따돌리고 단독 1위에 나섰다.

비예가스는 2번홀(길이 326야드)에서 50야드를 남기고 63도 웨지로 친 두번째 샷이 홀속으로 들어가는 보기드문 '파4 이글'도 잡았다. 그외 버디 8개와 보기 1개가 있었다. 비예가스는 퍼트라인을 읽는 독특한 자세 덕분인지 이날 퍼트 수가 23개에 불과했다. 그린을 적중한 14개홀에서는 홀당 평균 1.357개의 퍼트 수를 기록했다. 아이언샷(그린적중률 77.8%)도 좋았지만,그린에서 펄펄 날았다는 얘기다.

세르히오 가르시아,앤서니 김 등과 더불어 투어 내 '20대 기수' 중 하나인 비예가스는 지난해 플레이오프 4개 대회 가운데 BMW챔피언십과 투어챔피언십에서 잇따라 우승했는데,모두 우즈가 직전 챔피언인 대회였다. 이번 대회도 2008년 우승자는 우즈다. 우즈는 온전치 못한 무릎 때문에 세 대회 모두 출전하지 못했다. 비예가스가 첫날 기세를 이어가 이번 대회마저 우승한다면 진기록이 될 전망이다.

지난주 FBR오픈에서 커트탈락한 필 미켈슨(미국)은 상대적으로 어려운 남코스(파72)에서 2언더파 70타를 치고 공동 16위에 자리잡았다. 한국(계) 선수들은 재미교포 제임스 오가 2오버파 74타로 79위,위창수(테일러메이드)가 3오버파 75타로 103위,그리고 올해 투어에 처음 출전한 양용은(테일러메이드)이 5오버파 77타로 중하위권에 머물렀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