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은 올림픽 반짝 특수" vs "펠프스는 달라"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꿈의 8관왕을 달성한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23).
미국에서 지금 그 보다 더 유명한 사람을 찾기는 힘들다.

최근 인물 검색에선 전 세계 10대의 우상인 하이틴 소녀 팝 스타 마일리 사이러스를 제쳤다.

미국의 한 라디오 방송 시사 프로그램에선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펠프스가 된다면 가장 효과적일 것이지만 "그의 나이가 너무 어려서.."라는 조크를 할 정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 그가 물속에서 이룬 이 같은 유명세가 땅위에서 타이거 우즈나 마이클 조던과 유사한 광고시장의 기린아로 성장할 수 있을지 여부를 분석하는 기사를 실었다.

현재 펠프스는 수영복 전문업체 스피도와 계약을 맺고 있다.

스피도는 그가 이번 올림픽에서 7관왕이 될 경우 100만달러를 주기로 했다.

스피도는 최근 며칠간 하나에 24.99달러(한화 약 2만6천원)가량 하는 펠프스 저지(운동셔츠)가 매진됐다고 밝혔다.

저지는 수영선수와 별 관계가 없는데도 이렇게 불티나게 팔린 것은 펠프스가 수영복 이외의 영역에서도 가능성이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스피도의 영업담당 부사장인 불룸버스는 말했다.

심지어 펠프스가 경기하기 전에 입었던 스피도 파커에 대한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대개 올림픽이 끝나면 수영복 판매가 5-6% 증가하지만, 올해는 펠프스 열풍으로 그 몇배에 달하는 판매 효과가 있을 것으로 스피도측은 전망하고 있다.

스피도는 펠프스가 입었던 것과 같은 종류의 LZR 경기용 수영복을 소매가 550달러(57만원)에 판매할 계획도 갖고 있다.

그러나 세간의 관심은 펠프스가 스피도와 재계약을 맺을 지 여부에 쏠려 있다.

오타와의 알곤퀸 대학에서 스포츠경영학을 가르치고 있는 하워드 블룸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펠프스가 나이키로 간다면 4천만-5천만 달러(40-50억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이 끝난 직후 펠프스는 다음 올림픽 개최지인 런던으로 날아갈 예정이다.

차기 올림픽 홍보를 위한 몇 가지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영국 방송에 수 차례 출연하는 계획도 잡혀 있다.

직후 뉴욕으로 와서도 심야 TV 토크쇼와 아침 뉴스쇼에 출연할 예정이고, 샌프란시스코에서는 그의 오랜 후원기업인 비자 카드가 주최하는 환영행사에 참석하게 된다.

모든 것이 그의 몸값을 올리는 이벤트들이다.

하지만 앞으로 수주, 또는 몇 개월간 이 같은 행사가 계속된다고 해도 펠프스가 우즈 만큼 돈을 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WSJ는 지적했다.

이유는 단순하다.

매주 경기가 열리고 1년 내내 관심이 집중되는 골프 스타 우즈는 게임에서 받는 상금과 후원.계약사들로부터 받는 돈으로 연간 1억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지만, 4년에 한 번 올림픽에서 반짝하는 수영 스타는 그렇게 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지금은 펠프스에게 아우성을 치는 미국인들이나 방송도 올림픽이 끝나면 시들해지고, TV 출연도 다음 올림픽이 열릴 때까지는 거의 힘들어 질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펠프스는 올림픽 때만 반짝 빛나는 수영 선수로는 엄청난 돈을 벌게 될 것은 틀림 없어 보인다.

그의 에이전트인 피터 칼리슬은 "펠프스가 생애 1억달러를 넘게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