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올림픽대표팀 친선경기에서 임시 사령탑으로 데뷔전을 치른 홍명보(37) 축구대표팀 코치는 "좋은 경험이었다"면서도 "상대의 전술 변화에 빨리 대처하도록 하지 못했던 점이 아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홍 코치는 14일 경기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이 잘 뛰어줘서 편안하게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다"면서 "몸살 기운이 있었던 박주영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경기에 대한 평가는.

▲앞서 나가다 실점하면서 결과적으로는 1-1로 비겼는데 예상했던 것보다 우리 선수들이 잘해 줬다.

주문한 것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선수들에 자부심도 많고 너무 잘 뛰어줘서 편안하게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다.

--임시지만 감독자격으로 벤치를 지켰는데.

▲그 동안 벤치에는 몇 번 앉아 봤기 때문에 물론 자리는 바뀌었지만 그렇게 긴장되지는 않았다.

다만 처음하다 보니 많은 부분이 부족했다.

상대가 전술을 바꿨을 때 빨리 대응했어야 했는데 그 점이 부족했던 것 같다.

지시를 원활하게 했어야 하는데 그 반응시간이 좀 길었다.

긴장한 면도 없지 않고 특별히 잘한 것 같지도 않지만 아주 좋은 경험이었다.

--한국은 전반전에 강력한 모습을 보였고 득점에 성공해 앞섰으나 후반 들어 일본에 쫓기며 동점을 허용했다.

한.일전에서는 이런 흐름이 자주 나타났는데.


▲오늘 우리는 전반에 완벽한 경기를 했다.

후반 들어 상대가 전술에 변화를 주면서 우리 선수들이 조금 혼란스러운 점이 없지 않았다.

다행히 바로 전술적으로 이해를 하고 경기를 하면서부터 다시 우세한 쪽으로 이끌었다.

골대를 맞추는 등 아쉬운 점은 있지만 잘했다.

한국의 홈경기였기 때문에 일본은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나오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양국의 축구 스타일 때문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다만 요즘 일본 축구를 보면 수비에 숫자를 많이 두고 역습을 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박주영을 선발 출전시키고 백지훈과 교체했는데.

▲백지훈을 계획과 달리 투입한 건 박주영이 어제 몸살에 걸려 창원에 도착한 뒤부터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어제 훈련이나 오늘 경기도 쉴 것을 권유했지만 출전 의지가 강했다.

그의 의사를 존중했다.

하지만 전반전 후 체력적 부담을 많이 느껴 교체했다.

백지훈에게는 미드필드에서 양 측면으로 패스를 연결하라는 것과 최전방 공격수가 떨어뜨려 주는 볼에 대한 대처를 주문했다.

하지만 12일 챔피언결정전을 치러 피로감이 눈에 띄었다.

생각보다 빨리 투입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 아쉬웠다.

--감독으로서 스스로 점수를 준다면.

▲내 스타일상 얘기할 순 없다.

다만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특히 어려운 상황에서 득점까지 해주고 팀을 위해 희생한 박주영의 모습을 보고 기뻤다.

(창원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hosu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