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중심타선의 방망이가 살아나면서 꺼져가던 한국시리즈 우승 희망에 다시 불을 지폈다. 21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4,5번 타자로 나선 심정수(28)와 이숭용(32)은 나란히 결정적인 연타를 날리며 팀의 9-3 승리를 이끌었다. 개막전 승리 후 2연패에 빠져있던 현대는 이날도 1회초 박종호의 선제홈런을 살리지 못하고 1회말 곧바로 SK의 집중타에 3실점하며 어려운 승부가 예상됐지만 이들의 방망이가 터져 준 덕분에 시리즈 전적 2승2패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특히 심정수의 부활은 남은 경기에서도 큰 힘이 될 전망. 정규시즌 출루율 1위(0.478), 장타율 1위(0.720), 홈런 2위(53개), 타점 2위(142점), 타율 2위(0.335) 등 타격 전 부문에 걸쳐 맹활약한 심정수는 한국시리즈 3경기에서는 11타수 1안타에 그치는 극도의 슬럼프에 시달려왔다. 타점도 전혀 올리지 못했고 사사구도 1개만 고르는 데 그쳐 계속된 팀 패배에책임을 느껴야 했다. 그러나 이날 심정수는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 선구안을 가다듬은 뒤 3회에는3루주자 박진만의 횡사로 찬스가 무산될 뻔했던 2사 1,2루에서 구원투수 김원형의 5구를 끌어당겨 1타점 좌전적시타를 쳐냈다. 이어 3-3으로 팽팽히 맞선 5회말 무사 1루에서는 초구를 받아쳐 안타를 만든 뒤느슨한 중계플레이를 틈타 2루까지 내달려 무사 2,3루의 결정적 찬스를 이어가 역전승의 디딤돌을 놓았다. 4타수 3안타를 친 이숭용도 심정수 바로 뒤 타석에서 연타를 때려내며 혼자 3타점을 쓸어담아 승리를 앞장서 이끌었다. 3회 동점 적시타를 날린 데 이어 5회 무사 2,3루에서 중전안타로 주자 2명을 모두 홈에 불러들이며 5-3으로 전세를 뒤집은 것. 3차전까지 타율 0.273, 1홈런으로 비교적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면서도 타점은 1점에 그쳤던 이숭용은 이날 결정적인 득점찬스를 모두 살려내는 클러치히터의 면모를 과시했다. 또 3번타자 정성훈도 안타 2개에 볼넷 1개로 이번 한국시리즈 타율을 0.357로끌어올리며 기아에서 뛰던 지난해 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17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치욕을 씻어낼 태세다. 게다가 1,2번 타자인 전준호와 박종호도 이날 각각 쐐기 3타점 2루타와 선제 홈런을 때리는 등 타격감이 좋아 중심타선도 보다 많은 기회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다시 원점에서 SK와 승부를 겨루게 된 현대가 정규시즌 1위의 체면을 살려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이들의 방망이가 득점찬스를 놓치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강건택기자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