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기와 노련미의 대결' 일본 아오모리 동계아시안게임 종합 2위를 놓고 치열한 순위다툼을 벌일 한국과중국의 최대 승부처인 쇼트트랙은 세대교체를 이룬 한국의 젊은 파워와 `베테랑' 리쟈준, 양양A를 앞세운 중국의 전략 싸움에서 승부가 갈릴 전망이다. 쇼트트랙 강국의 자존심을 지켜온 한국은 `금메달 제조기' 전명규 전 감독으로부터 지휘봉을 넘겨받은 30대의 김기훈(36.남자)-이준호(38.여자) 코치의 쌍두마차체제에 선수들도 21살이 최고참일 정도로 10대 후반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30대 전후의 리쟈준과 양양A가 에이스로 나서는 중국과 `지략' 싸움이 정면승부를 펼쳐야 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은 역대 동계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서 많은 금메달을 땄지만 상대선수 견제와 스케이트 칼날 밀어넣기 등 작전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한국이 국제대회 경험이나 노련미에서 중국에 훨씬 뒤지기 때문에 진정한 스피드 대결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이-김 코치도 훈련기간 선수들이 작전 지시에 수동적으로 따르게 하는 것보다가능한 최고의 스피드를 낼 수 있도록 러닝과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한 강한 체력과지구력을 키우는데 훈련을 집중해 왔다. 이준호 코치는 "경기에 들어가서는 작전 지시를 하지 않고 선수들에게 모든 것을 맡길 생각"이라며 선수들 스스로 상황에 대처하도록 할 것임을 시사했다. 김기훈 코치도 "종전에는 캐나다 등 다른 나라 선수를 이용, 중국을 견제할 수있었지만 이번에는 중국과 정면승부를 벌이겠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두 코치가 구상하고 있는 전략은 초반에 기선을 잡은 뒤 리드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유지하겠다는 것. 뒤에서 따라가다 막판에 추월하는 전명규 전 감독 스타일과 크게 다른 것이다. 중국 기선 제압에 나설 남녀 `비밀병기'는 송석우(20.단국대)와 주민진(20.이화여대). 500m 전문인 송석우는 최고 수준의 빠른 스타트가 강점이고 주민진 역시 지난해 1차 월드컵 500m에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초반 리드의 중책을 맡기에 충분한실력을 갖췄다. 마무리는 최종주자인 남녀 에이스 안현수(18.신목고)와 최은경(19.세화여고)이맡는다. 무릎 부상으로 빠진 김동성을 대신한 안현수는 지난해 12월 4차 월드컵 3,000m에서 아폴로 안톤 오노(미국)를 잡고 우승해 자신감이 붙었고 최은경 역시 1, 2차월드컵 개인종목 석권의 여세를 몰아 양양A를 꺾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젊은 피로 대폭 물갈이된 한국팀이 패기를 밑천삼아 만리장성의 벽을 넘어 한국이 지난 99년 강원대회에서 이뤘던 종합 2위 수성 견인차 역할을 해줄 지 기대된다. (아오모리=연합뉴스)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