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부산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한국축구대표팀의 수비가 안정됐다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었다. 23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마지막 평가전에서 한국축구는 수비에서 여전히 많은 허점을 드러내 16년만의 아시안게임 정상 정복이 결코 순탄치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전반 42분 골키퍼 김용대와 수비수 박요셉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해 동점골을 내준 것을 제외하더라도 여러차례 실점과 다름없는 결정적인 위기를 자초해 불안감을 던져줬다. 후반 25분 미드필드에서 차단당한 뒤 커버플레이가 이뤄지지 못해 골키퍼 이운재가 상대 공격수와 1대 1로 맞서는 절체절명의 상황이 발생했고 1분 뒤에는 평범한센터링을 걷어내지 못해 상대공격수의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때리게 했다. 또 33분에도 짧은 패스에 골문 정면이 속수무책으로 뚫리면서 골키퍼가 단독으로 상대공격수를 마크해야 했다. 이날 한국팀이 보여준 경기는 지난 20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과의 경기가 끝난 뒤 "수비가 많이 안정돼 가고 있는 것을 느꼈다"고 했던 박항서 감독의 자평을무색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날 드러난 수비의 문제점은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떨어지며 ▲2선에서 침투해 들어가는 선수들에 대한 효과적인 마크가 안되고 ▲선수들간 커뮤니케이션이 잘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지난 2일 출범한 박항서호가 20여일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수비불안을 실전을 거치면서 어느 정도 극복해 내느냐가 아시안게임 우승의 잣대가 될 전망이다. (부산=연합뉴스) su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