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울 따름이었다. 그칠 줄 모르고 4강까지 질주해 온 '태극호' 급행열차의 엔진은 종착역 요코하마를 눈 앞에 두고 박동을 멈추고 말았다. 하지만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다. 결승 진출은 실패했지만 한국 축구대표팀에는 오는 29일 3-4위 결정전이 남아 있다. 한국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준결승 독일과의 경기에서 체력 부담을 극복하지 못하고 후반 30분 미하엘 발라크에게 결승골을실점, 0-1로 아쉽게 패했다. 한국은 29일 대구월드컵경기장에서 브라질-터키전 패자와 3위 자리를 다투고 독일은 30일 일본 요코하마종합경기장에서 결승전을 치른다. 한국은 전반 8분 오른쪽 측면을 돌파한 차두리가 페널티지역 오른쪽 모서리로살짝 찔러준 볼을 이천수가 논스톱으로 오른발 터닝 슛, 골문을 위협했지만 몸을 날린 올리버 칸의 손 끝에 걸렸다. 또 17분에는 역시 차두리의 패스를 받은 박지성이 아크 오른쪽 부근에서 수비한 명을 제치고 왼발 슛을 날렸으나 칸 정면으로 날아갔다. 박지성의 슈팅이 무산된 데 관중들이 탄성을 지르는 사이 수비가 잠시 한 눈을파는 틈을 타 올리버 노이빌레가 골키퍼와 1대1 기회를 맞아 오른발을 날려 뜨끔했으나 이운재가 막아냈다. 전반을 득점없이 비긴 한국은 후반 초반 상대의 거센 공세에 계속 밀리다 후반26분 좋은 찬스를 만들었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공을 잡은 이천수가 수비보다 수적 우위를 잡은 상황에서 문존으로 파고들었고 그 때 오른쪽에서 무방비로 대기중이던 안정환이 패스를 주문했다. 그러나 이천수는 패스하는 대신 중앙 돌파를 고집하다 파울을 유도, 프리킥을얻어냈지만 아쉬운 장면이었다. 한국은 4분 뒤 김태영의 패스가 끊기면서 올리버 노이빌레에게 오른쪽 돌파로역습을 허용, 위기를 맞았고 결국 노이빌레의 패스를 받은 미하엘 발라크에게 결승골을 내주었다. 발라크의 첫번재 오른발 슈팅을 이운재가 잘 막았지만 왼발로 날린 리바운드 슛까지 막아내기는 무리였다. 이후 히딩크 감독은 수비 홍명보 대신 설기현을 투입하며 이탈리아전에서 성공했던 `융단 공격'의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지만 힘이 빠진 한국 선수들이 올리버 칸을 뚫지 못했다. 후반 인저리타임인 47분 설기현이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찔러준 패스가 아크 왼쪽에 대기하고 있던 박지성에게 걸렸지만 골문을 크게 빗나갔다. (서울=연합뉴스)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