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한·일 월드컵은 우승후보들의 무덤인가. 11일 '세계 최강' 프랑스가 예선 탈락한 데 이어 12일 일본 미야기에서 벌어진 2002 월드컵 예선 F조 마지막 경기에서 강력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마저 북유럽의 강호 스웨덴과 1-1로 비기며 '죽음의 조' 관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예선 세 경기에서 단 두골만을 넣는 극도의 부진 속에 1승1무1패로 16강 탈락의 고배를 들었다. '지거나 비기면 탈락'이라는 배수진의 각오로 총공세에 나선 아르헨티나는 경기 초반부터 거세게 스웨덴을 몰아붙였다. 아르헨티나는 전반 16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볼을 달려들던 후안 소린이 헤딩슛했지만 아깝게 골문을 벗어났다. 수비에 치중하며 역습을 노리던 스웨덴은 후반 15분 상대의 파울로 얻은 프리킥을 통해 선제점을 뽑아냈다. 헨리크 라르손이 살짝 옆으로 흘려준 볼을 대기하던 안데르스 스벤손이 그대로 오른발 강슛을 날렸다. 스벤손이 찬 공은 빨랫줄처럼 날아가며 아르헨티나의 GK 파블로 카바예로가 미처 손쓸 틈도 없이 골문 오른쪽에 정확하게 꽂혔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43분 상대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오르테가가 찼으나 스웨덴 골기퍼의 손에 맞고 나오는 것을 크레스포가 달려들며 골로 성공시켰다. 아르헨티나는 막판 추격에 불을 댕겼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나이지리아와 무승부를 기록하며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잉글랜드는 12일 일본 오사카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조 나이지리아와의 경기에서 전·후반 수차례의 결정적인 골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잉글랜드는 그러나 예선전적 1승2무로 승점 5를 확보하며 조 2위로 16강에 안착했다. 김재창·홍성원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