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식스맨''은 살아 있었다. 이창수(8점), 김희선(5점) 등 서울 삼성의 ''호화 벤치멤버''들이 24일 안양 SBS와의 홈경기에서 경기 막판 주전들의 공백을 훌륭히 메우며 팀의 77-69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제 1의 수훈갑은 완연히 제 컨디션을 찾은 주희정(23점.7리바운드)이었지만 박빙의 승부를 계속하던 4쿼터에서 집중된 이들 식스맨들의 활약이 없었다면 삼성의 승리는 어려웠을 것. 이날 승리로 최근 8연패를 당하며 7위까지 추락한 삼성은 지난해 12월8일 이후 무려 20경기만에 2연승을 달리는 기쁨을 맛봤고 올시즌 SBS를 상대로 4연패를 당한수모도 씻게 돼 막판 대반전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먼저 출격한 것은 토종 센터 이창수였다. 새로 데려온 용병 센터 이산 스캇이 경기 초반 연달아 어이없는 실수를 범하고쉬운 슛도 놓치며 부진하자 김동광 감독은 3쿼터 중반 이창수를 투입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창수는 팀이 52-54로 뒤지던 3쿼터 막판 탄력이 좋은 상대 용병 퍼넬 페리에 맞서 3번의 골밑 돌파를 연달아 성공했고 팀이 4쿼터를 58-58로 맞을 수 있게 했다. 4쿼터에서도 이창수의 활약은 이어져 득점은 2점을 추가하는데 그쳤지만 적극적은 몸싸움으로 이 쿼터에서만 결정적일 때 4개의 리바운드와 1개의 가로채기를 성공하며 골밑을 탄탄히 지켰다. 역시 센터 리온 데익스의 부상으로 대신 출전한 SBS의 센터 표필상이 외곽만 돌며 적극적인 공격을 하지 못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시즌 초반 결정적일 때 곧잘 한방을 날려 ''해결사''라고도 불렸던 김희선도 오랜만에 진가를 발휘할 기회를 잡았다. 김희선은 팀이 67-64로 간신히 앞서던 종료 3분전 가로채기를 성공해 이정래에게 속공 패스를 연결해 득점을 도운데 이어 1분 뒤 팀이 69-66으로 다시 추격당하자 승부에 쐐기를 박는 통렬한 3점슛을 터트렸다. 특히 김희선의 외곽포는 믿었던 주포 우지원이 후반에 무득점으로 묶이며 기대에 못미칠 때 대신 나와 터트려준 것이어서 값어치를 더했다. 김동광 감독은 "주희정의 공이 컸지만 경기 막판에 분전해준 식스맨들도 큰 역할을 했다"며 "팀이 서서히 좋아지고 있어 6강 플레이오프 티켓은 문제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