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축구가 99년 여자월드컵 준우승팀 중국마저 꺾고 타이거풀스 토토컵 국제여자축구대회에서 우승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한국여자는 7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4개국 풀리그 마지막날 중국과의 최종전에서 장대비가 내리는 가운데 전반 19분 선취골을 내줬으나 이지은(숭민원더스)의 동점골에 이어 곽미희(INI스틸)가 역전골과 쐐기골을 잇따라 터트려 3-1로 역전승했다. 이로써 한국은 2승1무(승점7)가 돼 일본(3무)을 따돌리고 대회 초대챔피언에 오르며 우승상금 2만5천달러를 거머쥐었다. 또 5일 브라질전에서 3번째골을 터트렸던 곽미희는 이날도 두 골을 터트려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날 차성미(INI스틸), 이지은, 김진희(숭민원더스) 등 3명을 최전방에 세운 한국은 초반 대등한 경기를 펼쳤으나 전반 17분 얼떨결에 선취골을 내줬다.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골키퍼 정호정이 넘어지며 잘 쳐 냈고 이어진 또 한 번의 슛도 정호정의 발에 걸렸으나 송샤오리가 세번째 날린 오른발 강슛이 그물을 갈랐다. 경기시작부터 내리기 시작한 장대비가 갈수록 위세를 더하고 있어 선취골을 뺏긴 한국이 경기를 뒤집기는 힘들어 보였다. 그러나 한국은 23분께 김진희를 곽미희로 교체투입, 공격라인에 변화를 줬고 불과 3분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진숙희가 찔러준 볼을 이지은이 쏜살같이 달려들며 오른발 강슛, 동점골을 뽑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한국은 사기가 하늘을 찌른 반면 중국은 풀이 죽었다. 한국은 골로는 연결되지 않았으나 전반 43분 이지은, 44분 박경숙(INI스틸)이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나는 슛을 날려 대역전을 예고했다. 한국은 후반 2분 곽미희가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자신이 얻은 프리킥을 오른발로 돌려찼고 이는 그대로 상대 골문으로 빨려들어가 경기를 뒤집었다. 또 곽미희는 21분께 미드필드 중앙에서 박경숙이 찬 프리킥을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돌아서면서 왼발슛, 쐐기골마저 터트려 한국여자축구의 히로인으로 탄생했다. 앞서 열린 경기에서 일본은 중국과 1-1로 비기며 2위가 됐고 중국이 3위에 랭크됐다. (수원=연합뉴스) 박성제기자 sungje@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