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팅한 볼이 홀에 들어가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무엇인가.

두말할 나위도 없이 거리와 방향이 동시에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거리와 방향.

골프샷의 영원한 숙제인 이것은 퍼팅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아마추어들도 그 두 가지만 충족시키면 프로 못지 않은 퍼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방향이 맞으면 거리가 과부족이고,거리가 맞으면 방향이 틀어지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어차피 두 가지가 동시에 잘 되지 않는다면 상황별로 나눠볼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쇼트퍼팅에서는 방향이 중요하다.

1m 안팎 퍼팅에서 거리를 못 맞추는 골퍼는 거의 없다.

방향이 빗나가 홀인이 안되는 것이다.

반면 롱퍼팅에서는 거리와 방향이 어느 정도 맞아야 3퍼팅을 막을 수 있다.

5m가 넘는 거리에서 퍼팅한 볼이 홀을 1m 이상 벗어나면 안된다는 말이다.

아마추어들은 프로골퍼를 만나면 ''족집게같은 레슨''을 해주길 바란다.

''머리 들지 말고 천천히 스윙하라''식의 교과서적 처방은 그들에게 인기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퍼팅에서 중요한 것은 거리인가 방향인가"라고 묻는다면 나는 주저없이 "거리다"라고 말할 것이다.

프로암대회나 친선대회에서 아마추어들과 라운드를 할 기회가 많다.

그들이 3∼5m 거리의 퍼팅을 하는데 홀 좌우로 50㎝ 이상 벗어나는 예는 드물다.

반면 홀에 1m 정도 못 미치거나,홀을 1m 이상 지나쳐버리는 경우를 많이 봤다.

거리조절 미스로 2퍼팅으로 막을 것을 3퍼팅까지 하는 것이다.

거리조절에서 턱없는 실수를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롱퍼팅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이것은 집에서는 힘들다.

5m 이상의 퍼팅연습시설이 돼 있는 연습장이나 골프장 연습그린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림처럼 홀 주위에 티를 꽂아 반경 60㎝의 원을 만든 뒤 퍼팅한 볼이 그 안에 머무르게 하는 것도 거리조절을 위한 좋은 연습방법이다.

아마추어들중에는 실제 그린에서 필요이상으로 앉았다 섰다하며 ''방향성'' 확보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사람이 많다.

중·장거리퍼팅에서는 그것보다는 차라리 스윙크기를 조절하는 데 시간을 많이 투자하라고 권하고 싶다.

최상호/남서울CC 헤드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