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은 최근 정치가 안정되면서 관광개발 5개년계획을 수립, 범국민적으로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오는 98년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 100주년을 맞아 대규모 관광축제
준비에 한창이다.

골프와 휴양을 즐기기에 그만인 반얀트리리조트와 마닐라 주변의 에스쿠데로
마을 등 레저및 여행관광코스로 안내한다.

[[[ 반얀트리리조트 ]]]

필리핀은 우리에게 사철 무더운 열대의 나라로 인식되어 있다.

그러나 이곳에도 연중 선선하다 못해 저녁이면 쌀쌀하기까지 하는 지역도
더러 있다.

바탕가스주 나수그부시 바투라오에 위치한 반얀트리리조트가 그런 곳 중의
하나이다.

해발 6백56m에 자리한 이 리조트는 반얀트리(보제수)라는 이름에 걸맞게
사철 푸른나무들이 내뿜는 신선한 공기로 둘러싸인 자연속에 둥지를 틀고
있어 편안하고 아늑한 휴식을 통해 재충전을 하기에 적합한 곳이다.

특히 인근 타가이타이의 산등성이에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활화산인
"탈 볼카노"(Taal Volcano)와 바탕가스만를 내려다보는 전망이 일품이다.

반얀트리리조트는 76개의 리조트형 객실및 식당 바 등을 갖춘 호텔과 18홀
짜리 골프코스, 그리고 수영장 사우나 테니스장 승마장 등 다양한 레저활동을
즐길수 있는 부대시설을 완비하고 있다.

객실요금은 디럭스룸이 하루에 미화 1백60달러, 스위트룸은 3백~6백달러
이다.

전장 7천8야드(파72)의 챔피언십 골프장은 전설적인 골퍼 아놀드파머가
설계한 걸작품으로 꼽힌다.

자연지형을 이용한 가파른 언덕과 깊은 계곡이 많아 초보자는 볼을 잃기
십상이다.

그래서 "악마의 계곡"이란 별명이 붙어 있다.

그러나 주중에는 손님이 많지 않아 이른바 "대통령골프"를 칠수 있을 만큼
시간적 여유가 있는 곳이다.

요금은 호텔손님 기준 18홀 그린피가 1천5백페소(주말 2천페소), 캐디피가
2백50페소, 카트렌탈비가 5백50페소, 클럽렌탈비가 4백50페소 등으로 다
합쳐도 우리돈으로 6만5천원정도면 된다(1백페소=2천5백원).

카트렌탈비보다 캐디피가 싼 것이 인건비가 싼 필리핀의 현실을 말해준다.

호텔 관계자는 이 골프장에도 올들어 한국인이 많이 찾아 오고 있다고
말했다.

요금은 4박5일코스가 80만~90만원정도.

반얀트리리조트는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72km 떨어져 있다.

주변볼거리로는 큰 화산 호수내부에 위치한 작은 화산 탈 볼카노, 나수그부
비치, 바투라오산 등이 있다.

이중 해발 7백m가 넘는 고원지대에 자리한 타가이타이와 탈 화산은 고원
리조트도시(해발 1천6백m)로 유명한 바기오에 대체할 리조트지역으로 꼽힌다.

관광객들은 역사적인 탈 타운을 방문한후 가이드를 따라 트레킹을 하거나
호수에서 보트를 탈수 있으며 온천욕도 즐길수 있다.

이 곳에서의 승마는 특별한 추억을 남긴다.

볼카노섬에 가려면 타가이타이에서 배를 타고 45분정도 가야 한다.


[[[ 빌라 에스쿠데로 ]]]

이 마을은 대규모 코코넛농장에다 사설박물관을 갗춘 리조트단지다.

한국식으로 말하면 규모가 큰 관광농원이라고나 할까.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산 파블로시 교외에 위치하고
있다.

정문으로 들어서는 길가에 줄지어 늘어선 코코넛나무와 그사이에서 유유히
풀을 뜯고 있는 젖소들의 한가한 풍경이 인상적이다.

마을로 들어서면 소가 끄는 우차를 타고 스페인시대 등의 유물들이 곳곳에
널려져 있는 마을을 구경하게 된다.

이때 우차에는 한명의 젊은 여자가수와 2~3명의 남자키타리스트들이 동승,
감미로운 스페인 민속음악을 들려준다.

에스쿠데로 박물관은 필리핀에서 가장 소장품이 많은 사설박물관 중의 하나
이며 다양성에서는 추종을 불허한다.

동양도자기나 복식에서부터 필리핀 가구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진기한 품목
들이 전시돼 있다.

이곳에서 먹는 점심도 특이하다.

약 2m높이의 인공폭포아래 맨발을 물에 담그고 나무로 만든 식탁에서 필리핀
민속음식을 먹는 맛이 이색적이다.


[[[ 마닐라 주변 ]]]

마닐라시내와 푸에르토아즐비치를 거쳐 팍상한폭포나 빌라 에스쿠데로 등을
관광하는 것이 일반적인 필리핀 여행코스다.

마닐라 시내에서는 스페인 통치시대의 중세 성벽도시로 시가지가 남아 있는
인트라무호스, 필리핀인의 휴식처인 리잘공원, 2차대전 등에서 전사하거나
실종된 12만여명의 묘비가 장엄하게 들어서 있는 마닐라 미 기념묘지 등이
빠뜨릴수 없는 곳이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 부부가 거주했던 말라카낭궁은 현재 대통령 관저로
이용되고 있어 출입이 통제된다.

< 타가이타이(필리핀)=노웅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