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의 볼이 나무가 아주 빽빽한 숲속으로 들어갔다.

나무 때문에 스윙도 안되고 전방이 막혀 도저히 탈출할 자신이 없었다.

"규칙준수"를 결심한바 있는 김과장은 여기서 고민에 빠졌다.

"그냥 치면 몇타를 더 칠지도 모르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하나" "마음씨
좋은 골프규칙"이 이런 상황을 모른체 할리 없다.

김과장과 같은 경우를위해 존재하는 것이 "언플레이어블 볼의 선언"
이다.

플레이어는 워터해저드를 제외한 코스어디서나 언플레이어블 볼을
선언할수 있다.

즉 도저히 칠수 없거나 치더라도 몇타손해가 따를 것이라고 생각되는
상황에서는 1타를 부가하고 다음 3가지 처리중 한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것(규칙 28조).

첫째는 앞서 플레이한 위치에서 되도록 가까운 장소에서 다시 치는
것이고 둘째는 볼이 있는 곳에서 2클럽길이 이내로 홀에 가깝지 않은
지점에 볼을 드롭한후 치는 것이다.

그리고 셋째는 홀과 볼이 있었던 직선상의 후방 어느지점에나 볼을
드롭하고 치는 것이다.

<>.김과장과 같은 초보자는 이상의 3가지 처리방법이 복잡할 것으로
생각될수 있다.

그러나 전에 얘기했듯 이해만 하면 너무도 간단한 개념이다.

첫째방법은 원위치에서 다시 치는 것이다.

규칙에서 "원위치"라는 단어를 안 쓴 것은 골퍼들이 "먼저 쳤던 바로
그위치"를 1mm도 안 틀리게 잡아 낼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앞의 스트로크로 와야했던 거리를 다시와야 하기
때문에 1벌타를 합해 실질적으로는 2타손해의 의미가 있다.

둘째번 선택은 골퍼들이 가장 많이 하는 방법으로 옆으로 드롭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홀에 가깝지 않은 지점"이란 표현이 있는 것은 홀에 가깝게 갈수록
유리한 만큼 공평함을 위해 볼 앞쪽으로 드롭하지는 말라는 뜻이다.

세번째 선택은 기존 골퍼들도 간과하기 쉬운 처리방법으로 실은
이 방법이 아주 재미있다.

예를들어 볼이 옴짝달싹 할 수 없는 숲속에 있을 경우 "원위치로
가자니 1타아닌 2타손해의 의미"가 있고 2클럽길이 드롭도 역시
숲이라 별무소용일수 있다.

이럴경우 머리속으로 볼과 홀을 직선으로 연결한후 뒤쪽을 바라본다.

그때 볼의 전방은 나무로 막혔지만 뒤쪽 직선상으로 10m만 나가면
다른홀 페어웨이가 있고 거기서 칠수 있다고 생각되면 그 직선상
어느곳이나 볼을 드롭하고 친다는 얘기다.

즉 후방선상으로 20m만 물러나면 숲을 넘겨 온그린을 시도할수 있을
경우 원위치로 가서 180m나 150m(예를 들자면)를 다시오는 것 보다는
훨씬 유리한 처리방법이 되는 것이다.

단 벙커에서 두번째나 세번째처리방법을 선택했을 때는 벙커내에서만
드롭해야 하는 단서가 있다.

< 김흥구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