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보호단체가 21일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태종 이방원' 드라마 동물학대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동물보호연합 등 동물보호단체가 21일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태종 이방원' 드라마 동물학대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태종 이방원'이 촬영 중 불거진 동물학대 의혹에 다시 고개숙였다.

KBS 1TV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제작진은 24일 "최근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사고가 발생했다"며 "KBS는 드라마 촬영에 투입된 동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시청자 여러분과 국민께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태종 이방원'은 KBS가 5년에 부활한 대하 사극으로 탄탄한 고증과 완성도 높은 영상으로 사랑받았다. 하지만 지난 19일 동물자유연대가 공개한 '태종 이방원' 7회 촬영 비하인드 영상에서는 이성계를 연기한 배우를 태운 말이 전속력으로 달리다 머리가 바닥에 곤두박질쳐질 정도로 고꾸라지는 모습이 담겼다.

또한 동물권 행동 단체 카라 역시 제작진의 동물 학대 행태를 규탄하면서 '태종 이방원' 제작진을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이에 KBS는 "각종 촬영 현장에서 동물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방법을 관련 단체와 전문가들의 조언과 협조를 통해 찾도록 하겠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번 사과는 앞선 사과문에 이어 두번째로 발표된 것.

KBS는 "동물의 생명을 위협하면서까지 촬영해야 할 장면은 없다"며 "KBS는 이번 사고를 생명 윤리와 동물 복지에 대한 부족한 인식이 불러온 참사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KBS는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동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한 제작 관련 규정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태종 이방원' / 사진 = 몬스터유니온 제공
'태종 이방원' / 사진 = 몬스터유니온 제공

다음은 KBS 사과문 전문

생명 존중의 기본을 지키는 KBS로 거듭나겠습니다

최근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 촬영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KBS는 드라마 촬영에 투입된 동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시청자 여러분과 국민께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동물의 생명을 위협하면서까지 촬영해야 할 장면은 없습니다. KBS는 이번 사고를 생명 윤리와 동물 복지에 대한 부족한 인식이 불러온 참사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KBS는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동물의 안전과 복지를 위한 제작 관련 규정을 조속히 마련하겠습니다. 시청자 여러분과 관련 단체들의 고언과 질책을 무겁고 엄중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

KBS는 또한 자체적으로 이번 사고의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외부기관의 조사에도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KBS는 이번 일을 교훈 삼아 콘텐츠 제작에 있어, 다시는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작 현장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이를 통해 신뢰받는 공영미디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