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58억 들여 농지 등 매입
이중 일부 매각해 2배 시세 차익
FC서울 기성용이 2월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K리그1 개막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FC서울 기성용이 2월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K리그1 개막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프로축구 서울FC 주장 기성용이 2016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수로 활동할 당시 수십억 원을 들여 농지를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기성용 측은 "기성용 이름을 딴 축구센터를 짓기 위해 매입해 놓은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경찰은 투기 목적으로 땅을 사들였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

광주경찰청 부동산투기특별수사대는 기성용과 아버지 기영옥 전 광주FC 단장을 농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성용과 기 전 단장은 농업경영계획서를 허위로 작성, 광주 서구 금호동 일대 농지를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기성용은 2016년 7~11월 4차례 걸쳐 금호동의 밭 6개 필지와 논 1개 필지 7773㎡(약 2351평)를 26억9512만원에 매입했다. 기성용과 기 전 단장은 2015년에도 이 일대 잡종지 4개 필지 4661㎡(1,409평), 논 2개 필지 3008㎡(909평)를 각각 18억9150만원, 12억9015만원에 샀다. 이들 부자가 농지 등을 매입하는 데 들인 돈은 총 58억7677만원이다.

기성용은 농지를 매입할 당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에서 뛰고 있었다. 국내 농지 취득을 위해 제출한 농업경영계획의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지만, 관할 구청은 농지취득자격증명서를 발급해줬다.

기 전 단장은 "내 평생 꿈인 '기성용 축구센터'를 짓기 위해 아들 명의로 농지 등을 사들이고 축구센터 설계도면도 뽑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 계획이 미뤄졌다"며 "성용이는 농지 취득 과정도 모르고 모든 건 내가 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기 전 단장이 매입한 땅이 축구센터 건립 목적으로 보기 힘든 값비싼 땅인 점, 매입 후 센터 조성을 위한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점 등을 바탕으로 농지 매입 목적이 시세 차익을 노린 투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매입지가 광주시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추진 중인 마륵공원 조성사업 부지 일부거나 인접한 점도 투기 의혹에 힘이 실리는 정황이다.

기성용 명의 농지 중 공원 부지에 포함된 땅은 2653㎡(36.4%)다. 기성용은 이 땅들을 원래 지번에서 분할한 뒤 민간공원 사업자에게 공공용지로 협의 매도하고 12억여원의 토지보상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초 매입 가격(5억6500만원)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금액이다.

공원부지에 편입되지 않은 나머지 땅의 가격 상승 폭은 훨씬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사업시행자가 공원뿐만 아니라 아파트를 지어 분양할 수 있어서 사업지 주변은 개발 호재 지역으로 꼽힌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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