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는 2019년부터 대졸 공채를 없애고 수시채용을 도입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인해 본사에 온라인 면접장 'H스퀘어'를 마련해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2019년부터 대졸 공채를 없애고 수시채용을 도입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인해 본사에 온라인 면접장 'H스퀘어'를 마련해 면접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2019년 2월13일 오전. 현대자동차가 A4 두장 분량의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보냈습니다. 핵심 내용은 '대졸 정기공채 폐지, 현업부서 주도 수시채용 시행'이었습니다. 현대차는 이미 2000년 초부터 대졸 공채 비중을 축소하기 시작했습니다. 현대차 관계자에 따르면 2015년에 이미 전체 채용에서 대졸 공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어찌보면 현대차 수시채용은 예견된 것이었죠.

현대차가 수시채용을 선언한지 만 2년이 되어 갑니다.현대차의 수시채용 모습은 어떨까요? 현대차 이윤준 HR책임매니저는 "신입채용은 한해 300~400건에 달하고, 채용규모도 공채보다 훨씬 늘었다"고 말합니다. 이 매니저는 코로나19 로 시작된 온라인 면접을 코로나 종식후에도 지속 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습니다. 현대차는 온라인 화상면접 시스템으로 MS의 '팀즈(teams)'을 활용중이어서 미리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매니저와 일문일답을 정리했습니다.

▶수시채용 2년째인데, 한해 평균 채용공고건수는

"2019년 이전 대졸 공채때는 한해 상·하반기 두차례 채용공고를 했다. 상시채용 도입 이후엔 연 300~400 건 수준의 신입 채용이 진행된다. 다만, 채용직무마다 TO가 다르기 떄문에 채용건수가 TO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매년 1월부터 12월까지 공고가 꾸준히 진행되기 때문에 현대차에 관심이 있는 지원자라면 언제든 지원 할 수 있다."

▶수시채용 준비가 막막하다고 합니다.

"현대차 채용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직무적합성’이다. 이는 단순한 ‘직무 전문성’이 아니다. 지원자가 수강했던 과목, 경험했던 과제/프로젝트, 관심 분야, 사소한 경험, 지원자가 갖고 있는 직무에 대한 태도, 성장가능성 등 종합적이다. '중고신입이 유리한 것 아니냐'는 말이 있는데, 단순히 짧은 경력만으로 직무적합도를 평가하는 것은 아니기에 너무 걱정하기 않아도 된다.

현대차는 단순한 스펙을 쌓기 위한 직무와 무관한 자격증, 인턴경력, 동아리활동, 짧은 경력 보다는 현차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과 직무들에 대해 탐색하고 관련된 수업, 과제 및 대외활동 등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이런 직무 탐색과정과 노력을 대학생활에 녹여내면 된다. 현대차는 취업 준비생들이 단순 스펙을 쌓기 위한 활동보다는 자신의 적성과 관심을 기반으로 직무와 연관된 의미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채용공고의 요구역량이 너무 디테일하네요.

"현대차 모든 채용은 상시채용 기반이다. 대학 재학생·졸업생이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은 신입 상시채용과 인턴제도 등이다. 기본적으로 직무별 채용이어서 요구역량이 구체적이라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직무적합성을 중요하게 생각 하기 때문에 100% 역량에 적합(fit)하지 않더라도, 직무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통해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면 된다. 채용공고에서 현대차가 원하는 역량을 제시했다면, 서류/면접은 지원자와 회사가 요구하는 갭을 줄여가는 과정이다."

▶올해 면접도 비대면인가요

"코로나19로 지난해 3월부터 모든 채용 전형을 비대면(인성검사+면접)으로 진행중이다. 원활한 온라인 면접을 위해 전용 면접장 'H스퀘어'를 본사와 각 사업장에 마련해 상시 운영중이다. 면접위원들은 H스퀘어에 모여 면접을 진행하고, 구직자는 각자 집에서 면접에 임할 수 있다. 인성검사도 비대면으로 일정 시간안에 어디서든 진행할 수 있다. 올해도 비대면 전형을 진행할 예정이다. 코로나가 끝나도 직무특성상 필수적으로 대면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비대면을 유지·확대할 예정이다."

▶온라인 면접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온라인 면접이라고 기존 면접과 다를 것은 없다. 면접시 제공되는 가이드나 온라인 면접 관련된 정보들만 기본적으로 습득하면 문제 없을 것이다.현대차는 면접시 팀즈(Teams)를 활용하고 있으니 미리 사용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 간혹 지원자들이 영상과 음질의 품질에 신경을 많이 써 필요이상의 지출을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서로 얼굴을 확인하고 음성만 충분히 전달되면 아무런 상관 없다. 다만, 면접 분위기를 해치지 않도록 주변 노이즈(공공장소, 반려동물 접근 등)가 많은 환경은 피해주시는 것이 좋다. 기본적인 네트워크 환경을 체크하는 준비는 필요하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면접관이 묻는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을 하고, 본인이 준비한 것을 충분히 보여주는 것이다. 면접 중에 면접위원 분들께서는 ‘이 지원자가 우리 직무에 맞는 사람인가?’를 평가하시는데 온 힘을 쏟는다. 그 부분에 대한 대답만 충분히 준비하면 된다."

▶수시채용으로 채용규모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있습니다.

"정확한 채용인원은 공개가 어렵다. 다만, 채용규모에 대한 우려를 하는데, 상시채용을 도입하면서 채용규모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현대차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를 목표로 AI, 전기화 모델(xEV), 자율주행, 커넥티드, 전동화,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로보틱스, 차량SW 등 새로운 영역에 도전적으로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각 전형별 수시채용 비중은 어느정도인지요

"정확한 비중은 공개가 어렵다. 다만, 신입 채널(신입/인턴)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경력은 당사가 보유하지 않고 있는 역량을 보유한 인재를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수시채용 인재에 대한 사내 반응은 어떠한지요

"현업/지원자의 만족도와 리드타임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설명이 가능할 것 같다. 우선 이전과는 다르게 서류전형부터 면접까지 현업에서 직접 참여하고 직무관점에서의 높은 몰입도를 갖고 전형을 진행하기 때문에 선발된 인원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선발 인원들이 직무에 대한 관심도나 이해도가 높고, 면접 진행시에 지원자가 입사 후 함께 일을 할 분들이 직접 참여하기 때문에 조직의 분위기나, 문화도 간접적으로 인지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합격자도 원하는 근무지에서 원하는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도가 높고, 초기 적응도 빠르다."

▶수시채용으로 채용팀의 역할이 바뀌었다고 하던데…

"상시채용은 현업주도의 직무별 채용이다. HR 중심으로 진행됐던 공채와는 달리, 이제는 채용에 대한 대부분의 권한은 현업이 갖고 있다. 현업부서가 채용 기획~선발까지 모든 과정을 주도한다. HR에서는 각 현업 레벨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전사의 채용 전략 및 방향성 수립, 프로세스 및 기준 정리, 홍보채널 운영 및 선발 툴 개발 등 현업에서 채용을 운영함에 있어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는 일을 한다. 전사·각 현업의 전략에 맞춰 HRBP(HR Business Partner)로서 채용 전략과 툴을 제안하는 등의 HR컨설팅을 한다. 앞으로도 현업 주도의 채용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더욱 프로세스를 고도화 할 계획이다. 또한, 채용의 공정성·투명성 확보를 위해 사전 교육 및 정기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여 운영 중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