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2월 1일부터 수도권 내 줌바·스피닝·에어로빅·킥복싱 등 격렬한 집단운동(GX)류 시설 집합금지명령을 내린다. 자영업자들은 같은 지역, 같은 업종 안에서도 집합금지 여부가 모호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30일 한 시민이 서울의 한 줌바스튜디오 앞을 지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정부가 12월 1일부터 수도권 내 줌바·스피닝·에어로빅·킥복싱 등 격렬한 집단운동(GX)류 시설 집합금지명령을 내린다. 자영업자들은 같은 지역, 같은 업종 안에서도 집합금지 여부가 모호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30일 한 시민이 서울의 한 줌바스튜디오 앞을 지나고 있다. 강은구 기자 egkang@hankyung.com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혼란을 야기한 부분은 ‘모호한 기준'이다. 업종별로 세밀하게 방역 대책을 세우다 보니 자영업자들은 어떤 방역 수칙을 따라야 할지 혼란을 겪고 있다. “왜 우리만 규제하느냐”는 형평성 논란도 매번 반복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 29일 발표한 수도권 거리두기 추가 대책(2단계+α)을 향한 비판도 같은 맥락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실내체육시설 안에서 ‘격렬한 GX(집단운동)류’ 시설만 따로 집합금지명령을 내렸다. 음악학원에서도 관악기, 노래 학원만 집합금지를 명령했다. 같은 지역, 같은 업종이어도 영업 중단 여부가 다른 ‘핀셋’ 대책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비슷한 시설에 선별적인 기준을 들이대는 “‘두더지 잡기’식 방역대책으로는 코로나19 확산세도, 자영업자의 영업 손실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격렬한 운동의 기준이 뭐냐”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α 조치를 하루 앞둔 30일 대다수 실내체육시설 업주들은 영업 중단 여부를 두고 혼란을 겪었다. “12월 1일부터 줌바·태보·스피닝·에어로빅·스텝·킥복싱 등 격렬한 GX류 시설을 집합금지한다”는 정부 발표가 도화선이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GX류 시설을 제외한 실내체육시설은 2단계 적용을 받아 오후 9시 이전까지 정상 영업이 가능하다. 헬스장은 러닝머신 등 기구를 이용해 혼자 운동하는 것은 허용되지만, 에어로빅 강습 등은 금지된다.

하지만 실내체육시설 업주들은 ‘격렬한’ 운동시설의 기준이 무엇인지 헷갈려했다. 땀을 많이 흘리는 태권도장, 요가·필라테스학원 등에서 “우리도 휴업 대상이 맞느냐”는 문의가 쏟아졌다.
음악학원, 피아노는 되고 플루트 안되고…형평성 불거진 거리두기
서울 마포구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A씨는 “집합금지가 맞으면 사전에 회원들에게 휴업 안내 문자를 보내야 하는데, 발표 하루가 지나서야 구청을 통해 휴업 대상이 아닌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업종 간 형평성 논란도 또 나왔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아파트 내 헬스장에 운영 중단을 명령했다. 일반 헬스장이 운영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자영업자 커뮤니티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2단계 플러스 알파라니 이러다 2.75단계도 나오겠다”, “자세하게 대책을 공지해달라”, “영업을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두더지 잡기식 대책, 효과 없어”
거리두기 2단계+α 조치에 담긴 파티룸의 ‘파티 금지’ 방안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호텔, 파티룸, 게스트하우스 등 숙박 시설에서 주관하는 파티를 금지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티룸 업주는 파티를 열더라도 처벌받지 않는다. 파티룸은 숙박시설이 아니고 공간대여시설이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숙박업으로 등록된 파티룸은 공중위생관리법상으로 관리할 수 있으나 무신고나 공간대여업으로 운영하는 파티룸은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당초 거리두기 방역 대책을 1, 2, 3단계 세 가지로 구분했다. 그러다 지난 8월부터 1.5단계와 2.5단계를 추가해 다섯 단계로 나눴다. 코로나19 확산세와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영업 손실을 모두 줄이려는 절충안이었다.

이때부터 혼란이 커졌다. 업종별로 지나치게 방역 수칙을 세분화하다 보니 자영업자는 물론 일선 구청도 지침을 헷갈려했다. 지난 24일 수도권 거리두기 2단계 조치로 카페 내 홀 영업을 중단할 때도 논란이 일었다. 일반 카페와 달리 룸카페, 보드게임카페, 브런치카페 등은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두더지게임 하듯이 확진자가 나오는 장소를 틀어막는 식으로는 전국적인 재확산을 막을 수가 없다”며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해 개인 스스로 검사하게 해 검사수를 대폭 늘리고 무증상 감염자를 찾아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길성/김남영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