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YT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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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5세 여아가 같은 반 남아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는 주장이 퍼지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남아 부모는 여아 부모의 주장에 부풀려진 부분이 있다며 허위사실 유포로, 여아 부모 역시 법적 대응을 시사한 상태다.

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전날 올라온 '아동 간 성폭력 사고 시 강제력을 가진 제도를 마련해주기 바란다는'제목의 청원이 삭제됐다. 해당 글에서 피해 여아 부모라고 밝힌 작성자는 "형법에서는 만 14세 미만은 형사미성년자라 벌하지 않는다고 한다"라며 "피해자가 당당히 목소리를 내고 요구할 수 있는 제도, 강제력을 가진 중재기관을 만들어주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성남 어린이집 성폭행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성남 어린이집 성폭행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여아 부모는 "지난 11월 4일 딸과 같은 어린이집에 다니는 동갑내기 남자아이가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딸의 바지를 벗기고 OO과 OO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면서 "제 딸은 어린이집에서, 그리고 아파트 단지의 어두운 자전거 보관소에서 같은 반 남자아이에게 강제추행을 당해왔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이는 어두운 곳에서는 공포를 느끼고 밤에는 악몽에 시달리며 '하지마, 싫어, 안해' 이런 잠꼬대를 연일하고 있다. 피해 사실과 관련해 또 다른 추가 게시물에서 딸이 분당 소재 병원 산부인과에서 성적 학대와 외음질염 진단을 받았다"라며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라 고소 접수도 안 되는 현실은 너무나 큰 절망감만 안겨 준다"고 토로했다.
피해 아동 의사소견서/사진=YTN 캡처
피해 아동 의사소견서/사진=YTN 캡처
그러면서 "가해자 부모는 자기 자식 범죄자 취급하지 말라며 이사도 못 가겠다고 한다. 그런데 가해자 부모는 자기 자식 범죄자 취급하지 말라며 이사도 못 가겠다고 한다"라고 했다.

이어 가해 아이의 부모가 현직국가대표 운동선수라며 "(가해아이의 부모가) 대한민국 어느 운동종목의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는 게 너무 분하고 내 세금의 아주 적은 금액이라도 이 사람한테 급여로 지급되는 게 싫다"며 "이 사람의 국가대표 자격 박탈도 요구한다"고도 언급했다.

말미에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은 아동·청소년의 성범죄 피해가 성인에 비해 너무나 크기 때문에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제정된 법인데 가해자의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피해자가 보호받지 못한다는 것은 상당히 역설적이다"며 "가해자 부모, 가해자 아이, 가해자와 동참해 피해자를 둘러싼 3명의 아이들, 아이의 고통을 무시해버리고 무마하려 한 어린이집 원장과 선생을 반드시 처벌해 달라"고 강조했다.

가해자 측 부모는 "문제 행동은 있었다"라면서도 피해자 부모의 주장에 부풀려진 사실이 많다며 허위사실 유표에 따른 법적 대응을 시사할 것이라고 전했다.
피해 여아 부모/사진=YTN 캡처
피해 여아 부모/사진=YTN 캡처
이 어린이집 성폭행 의혹은 지난달 2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피해 여아 엄마가 "지난달 4일 아파트 자전거보관소에서 바지를 올리며 나오는 딸을 발견하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묻자, 딸은 울면서 '어린이집 같은 반 남자아이가 자기 바지를 벗게 해 OO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고 대답했다고 설명했다"는 글을 올리며 확산됐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딸의 진술과 일치하는 내용의 장면이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에 촬영된 것을 원장, 담임 두 명, CCTV 관리자 등과 함께 한 자리에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 장면을 보며 저는 짐승처럼 울부짖었다"고 주장했다.
피해 여아 부모, 법적 대응 시사/사진=보배드림 캡처
피해 여아 부모, 법적 대응 시사/사진=보배드림 캡처
해당 글과 청원글은 2일 새벽에 삭제됐다. 이와 관련해 피해 부모는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에 "제게 곧 고소, 고발이 진행될 것 같다. 글을 내리라는 압박에 저도 사람인지라 맘카페에 올렸던 글은 싹 다 전부 내렸다. 하지만 국민의 권익을 위해 올린 것이니 다시 용기 내 글 올리러 왔다"고 다시 글을 올렸다.

이어 법적 대응을 결심한 듯 "제 딸 제가 지키겠습니다. 유능한 변호사를 곧 뵐 거 같다"고 법적대응을 시사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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