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육아 병행시 외부지원 필수"
서울대·도쿄대 등 7개대 '신인 여성공학자 국제워크숍'
노정혜 연구재단 이사장 "여성공학자 비율 낮아…편견 탓"
"홍콩이나 대만의 공과대학 여성 교수 비율은 30% 가까이로 꽤 높은데, 한국은 5% 수준이예요.

한국에도 능력 있는 여성 공학자들은 많은데, 여전히 '여성들은 제대로 일하지 못한다'는 편견이 있는 것 같습니다.

"
25일 서울대 공대에서 열린 '신인 여성 공학자 국제 워크숍'에 참석한 노정혜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은 한국의 공대 소속 여성 교수가 매우 적다며 이렇게 지적했다.

서울대 자연대 생명과학부 교수인 노 이사장은 지난해 한국연구재단에 첫 여성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제15대 서울대 여교수회 회장을 역임한 노 이사장은 서울대 개교 이래 연구처장 보직을 맡은 첫 여성 교수이기도 하다.

노 이사장은 "지난해 기준 서울대 공대 전체 교수 중 여교수는 3%뿐이었다"며 "점차 여성 교수가 느는 추세지만, 비전임 여성 강사 비율을 고려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최근 교육부가 국공립대 여성 교원 비율을 25%까지 상향하라고 권고했다"며 "공대는 여성 교원에 대한 채용을 확대하고, 산업체에 있는 여성 고급인력을 채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업과 육아를 병행하며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노 이사장은 이날 참석한 여성 공학자들에게 체험에서 우러나온 절실한 조언을 했다.

노 이사장은 "학업과 육아를 병행한다면, 파산할 때까지 돈을 쓰더라도 육아도우미 등 육아를 지원해줄 사람을 구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전문적인 자기 연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

이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회가 만든 유리천장도 있지만, 자기 자신이 만든 유리천장도 있다"며 "(여성 연구자들이) 새로운 일을 제안받고도 거절해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제한하기도 하는데, 항상 새로운 일에 도전하며 성장하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노 이사장은 공대 여성 교수가 늘어야 공학을 공부하는 여학생도 함께 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 교수가 증가하면, 학생들은 '여성도 저런 일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며 "여학생들의 과학 공부나 공대 진학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공대는 일본 도쿄대, 싱가포르국립대, 중국 칭화대 등 아시아 주요 6개 대학과 함께 24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신인 여성 공학자 국제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다.

여성 공학자 지원과 학계 진출 장려를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에서는 아시아 지역 여성 교수들이 강연을 하며, 7개 대학이 아시아 여러 나라에서 선발된 여성 공학박사 54명을 만나 교수 임용 면접도 한다.

노정혜 연구재단 이사장 "여성공학자 비율 낮아…편견 탓"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