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응급실을 찾은 환자의 경추 엑스레이 사진을 인공지능(AI)으로 판독해 환자 중증도를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이영한 영상의학과 교수와 황도식 연세대 공대 교수팀이 개발한 외상환자 중증도 분류 AI 시스템을 딥노이드에 기술이전했다고 24일 발표했다. 교통사고 등 외상을 당해 응급실을 찾으면 경추, 흉부, 골반 엑스레이를 찍고 상태를 확인한다. 특히 목 부분인 경추 엑스레이는 중증 환자인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는데, 출혈이 있거나 조직이 부으면 2·3번과 6·7번 경추 앞 공간의 두께가 넓어지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이를 보고 치료 계획을 세운다.

이 교수팀은 AI가 환자 200명의 엑스레이를 학습하도록 한 뒤 응급실을 찾은 환자 136명의 엑스레이를 분석하도록 했다. 2번 경추 엑스레이를 토대로 AI가 중증도를 판단한 결과는 영상의학과 의사 진단과 97% 정도 일치했다. 6번 경추 진단 일치율은 92.7%였다. 이 교수팀은 이 기술을 활용하면 응급실에서 외상환자 중증도를 빠르게 분류하게 돼 의사들이 환자 치료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교수는 앞으로 딥노이드와 함께 이 시스템의 실용화를 위한 임상연구를 할 계획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