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팹랩 문턱 낮아져…미래 인재 양성소 될 것"
“최초의 컴퓨터를 떠올려 보세요. 방 한 칸만 한 크기에 가격도 100만달러(약 11억2000만원)에 달했죠. 하지만 이제는 방마다 개인용 컴퓨터를 갖추고 있는 집도 많습니다. 팹랩도 그렇게 될 겁니다.”

셰리 라시터 팹재단 대표는 6일 ‘글로벌 인재포럼 2018’ 특별세션Ⅰ에서 팹랩이 미래형 인재를 키우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팹랩은 ‘제작 실험실(fabrication laboratory)’의 약자로 디지털 기기, 소프트웨어, 3차원(3D) 프린터와 같은 실험 생산 장비를 갖추고 학생들이 기술적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구현하는 공간을 말한다.

특별세션Ⅰ은 ‘내일을 창조하는 메이커교육’을 주제로 열렸다. 메이커 교육은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상상한 것을 만들어 보면서 창의력을 발휘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한다. 특별세션 좌장은 강인애 경희대 교육대학원 교수가 맡았다. 라시터 대표와 함께 《메이커 혁명, 교육을 통합하다》 저자인 실비아 마르티네즈, 고산 에이팀벤처스 대표가 발표자로 나섰다.

라시터 대표는 “4차 산업혁명으로 사라지는 일자리도 있지만 그만큼 생겨나는 일자리도 있을 것”이라며 “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말했듯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날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기계를 이해하고 설계를 읽을 줄 아는 인재를 길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초·중·고교 등 학교현장에 팹랩을 어떻게 접목시킬지도 관심사였다. 실비아 작가는 전 세계 학교에서 메이커교육을 어떻게 하는지 들여다보고 이를 책으로 펴낸 인물이다. 그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할아버지를 위한 컵을 디자인한 학생도 있었고, ‘엄지손가락이 두 개면 어떨까’ 하고 제2의 엄지손가락을 만들어낸 학생도 있었다”며 “코딩이란 기술의 언어를 이해하는 교육으로, 새로운 기술과 도구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면 세계 학생들에게 무궁한 기회가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 대표는 서울 세운상가에 자리잡은 한국 최초의 팹랩 사례를 들어 한국 메이커운동 현황을 소개했다. 고 대표는 “한국이 인구도 적고 국토도 작은 나라지만 미래를 꼭 큰 나라에서만 만들라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