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입금하면 이름 알려져 직접 전달…"어려운 이웃에 써 달라"
실버카에 담긴 이웃사랑…진주 80대 할머니 1천만원 익명 기부
보행보조기에 의존해야 할 만큼 거동이 불편한 80대 할머니가 한푼두푼 모아온 거금을 익명으로 기부해 화제다.

경남 진주시복지재단은 지난달 30일 익명을 요구한 80대 할머니가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사용해 달라며 성금 1천만원을 기부했다고 2일 밝혔다.

재단은 "그날 할머니가 전화를 걸어 기부하는 방법을 물어봐 통장으로 입금하거나 직접 방문하면 된다고 대답하고 끊었는데 직접 오셨다"고 덧붙였다.

이 할머니는 노인 보행 보조기인 실버카에서 5만원권 1다발과 1만원권 5다발 등 1천만원이 든 큰 봉투를 직원들에게 내밀었다.

할머니는 "진주시복지재단에 입금하려고 은행을 갔으나 입금자 이름을 적어야 한다고 해서 직접 왔다.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고 했다고 진주시복지재단 관계자는 전했다.

이름이라도 가르쳐 달라는 재단 관계자에게 할머니는 "80이 넘었다.

사진을 찍지 말아달라"며 황급히 떠났다.

이성갑 재단이사장은 "다양한 기부를 받고 있지만, 할머니는 순수하고 강한 에너지를 전해주는 자발적 기부의 마중물이 돼 주셨다"며 "그 어떤 기부금보다 지역의 어려운 곳에 값지게 전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부 성금은 저소득층과 복지 사각지대 및 복지시설, 무료급식소 및 장애인복지시설 등으로 지원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