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기소'에 격앙 최고조…"반협치 폭거·추잡한 사냥"
李 "국민과 법원 믿고 의연하게 대처"…'사법리스크' 로우키 지속
정치탄압대책위, 檢 항의 방문…대통령실 진상규명단 설치 '맞불'
추석전야 檢발 태풍 몰아친 野…'결사항전' 전열 재정비(종합)
거대 야당 더불어민주당이 8일 추석전야 검찰발 태풍에 휩쓸렸다.

서울중앙지검이 이날 오후 허위발언 혐의로 고발된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 재판에 넘기자 당은 금세 격랑에 휩싸였다.

충격파는 고스란히 '윤석열 정권'을 향한 작심비판으로 이어졌다.

지도부는 긴급 최고위 회의를 열어 당의 전열을 '결사항전 모드'로 재정비했다.

민주당은 앞선 검찰의 소환통보를 '이재명 기소'를 위한 요식행위로 봤지만, 실제 기소가 이뤄지자 개탄이 빗발쳤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긴급 최고위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본인의 무능과 실정을 감추려는 저열하고 부당한 최악의 정치 기소"라며 "어느 국민도 납득할 수 없는 반협치의 폭거"라고 비판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국민을 무시하고 신공안시대로 돌이키려는 것은 국민적 저항을 받을 것이다.

(윤 대통령의) 임기는 보장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역공의 칼끝을 윤 대통령에게 겨눴다.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에서 '정치보복·야당탄압 수사' 프레임을 강화, 추석 연휴 직전 여론전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포석으로 읽혔다.

민주당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국회에서 '정치탄압' 대책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검찰 기소에 대한 추석 민심을 토대로 향후 대여 전략을 가다듬겠다는 생각이다.

추석전야 檢발 태풍 몰아친 野…'결사항전' 전열 재정비(종합)
이 대표는 이날도 검찰에 대한 직접적인 반응은 자제했다.

자신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당 전반으로 확산하는 데 대한 부담감 때문으로 읽혔다.

이 대표는 검찰 기소에 대해 "국민과 법원을 믿고 의연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측근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개인 유튜브 방송에서는 "우리가 무슨 입장이 있나"라고도 했다.

당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로선 검찰에 정면으로 대응하기보다는 민생 행보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검찰이나 여권에 대한 공세는 당이 대신해주면 된다"고 했다.

추석전야 檢발 태풍 몰아친 野…'결사항전' 전열 재정비(종합)
검찰 기소 발표를 앞두고 민주당은 이날 오전부터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윤석열 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는 오전 9시께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을 찾아 '항의 농성'을 하기도 했다.

대책위원장인 박범계 의원은 물론 고민정 최고위원, 정태호 의원 등 총 12명이 함께 했다.

이들은 서울중앙지검장과의 면담을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이들은 항의문에서 "검사, 그대들이 배우고 익힌 정의라는 관점에서 지금 벌이고 있는 이 추잡한 사냥이 올바르다고 보는가"라며 "지금이라도 야당과 전 정부에 대한 정치탄압적 편파수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내달 국정감사를 앞두고 대통령실 관련 의혹들을 파헤치기 위한 진상규명단도 당내에 설치하기로 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 의혹들은 상임위별로 분산돼 있다"며 "진상규명단이 해당 자료를 종합적으로 수집 정리, 국감은 물론 국정조사도 체계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전날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특검법을 당론으로 발의하기도 했다.

'선(先) 국정조사, 후(後) 특검' 기조에서 한층 강경모드로 전환한 것이다.

추석전야 檢발 태풍 몰아친 野…'결사항전' 전열 재정비(종합)
다만 지도부가 맞불 성격으로 꺼내든 '김건희 특검'과 관련해서는 회의론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입법 최종 관문인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어 특검법은 사실상 처리되기 힘든 만큼 '실행 카드'로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비이재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칼은 칼집에 있을 때 더 무서워 보이는 법인데 이것을 꺼내버렸다"며 "역대 특검을 보면 어느 한쪽이 주장해서 성사된 적이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 (김건희 여사의) 녹취록도 나오고 각종 의혹이 양산되고 있지만 아직 비등점, 임계점까지는 덜 미쳤다"며 "우리 당으로서는 추석 밥상에 윤석열·김건희의 이름도 함께 올리려고 빨리 비밀번호를 해제한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특검 추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이 대표 측에서도 나왔다.

이재명계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특검은 어차피 푸닥거리만 하다 끝날 것이다.

진행되겠느냐"며 "찌르지 못할 칼이라는 것은 여당도 안다.

당이 이렇게 강공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라고 했다.

다만 이와 관련, 김의겸 대변인은 라디오에서 "우리 입장으로서는 대놓고 싸움을 하자는데 맞고만 있을 수 없다.

최소한의 자익권 차원에서라도 대응하려는 것"이라며 '정당방위' 차원에서 특검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