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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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물결’(가칭)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김동연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은 지난 5일 “여야의 러브콜보다 국민의 러브콜을 받을 것”이라며 단일화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 전 부총리는 이날 전남 강진의 다산초당에서 기자와 만나 “단일화는 기득권 정치행태”라며 이같이 선을 그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해선 “모두 과거를 재단하는 법(法)을 전공했고, 국정 운영 철학도 없어 많이 걱정된다”며 “‘백미러’를 보고 가는 정치가 무슨 희망이 있겠는가. 누가 당선되든 대한민국을 변화시키기는커녕 더 퇴보하게 할까 걱정”이라고 했다. 이어 “대선은 이런 ‘법’과 ‘밥’의 구도가 될 것”이라고 규정했다. “‘밥’은 경제와 미래를 포함하는 폭넓은 개념”이라며 경제의 역동성을 살려 일자리를 창출하고 교육 격차를 없애며 국민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으로, 자신이 대한민국을 먹여살리기 위해 그 역할을 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에 대해 “검찰총장을 하다가 임기를 채우지 않고 정치에 뛰어든 안 좋은 선례를 남겼다”며 “평생 해온 일이 과거를 캐묻는 것이었기 때문에 과연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좋은 정책 콘텐츠로 나라를 이끌 지도자가 될 수 있을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전 국민 재난지원금 주장에 대해선 “예산의 기본 원리도 모르는 것”이라며 “대장동 이슈를 덮으려는 의도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 1인당 50만원씩 주면 25조원이 소요되고, 연말까지 예상되는 초과 세수로 감당할 수 있다고 한다”며 “25조원이 더 걷힌다고 해도 법으로 규정된 지방교부금과 나랏빚 갚는 데 우선적으로 배정하면 쓸 수 있는 돈이 5조원도 안 되는데 그렇게 주장하니 어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의 기본소득과 관련해선 “미래 경제 상황과 시장, 정부의 역할에 대한 기본 철학도 전혀 모르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그는 “기본소득은 원래 인공지능(AI), 로봇 등이 발달하면서 일자리가 줄어드는 시대에 대비해 나온 대안의 하나”라며 “그런데 이 후보는 보편적 복지, 재난지원금 차원에서 그런 얘기를 하고 있다. 철학과 개념이 완전히 다르고 재원 조달 방안도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에 대해선 “거대 정당과 통합하려다 안 된 분이고 연정 얘기도 하고 있다”며 “제3지대에 있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경제부총리 시절 최저임금과 법인세 인상, 근로시간 단축, 부동산 정책 마련 등의 과정에서 청와대와 마찰을 빚은 것도 소개했다. 그는 “정권 초반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반대하면서 대통령 앞에서 1 대 이십몇으로 싸웠다”고 했다. 부동산 양도세 중과 문제와 관련해선 “대통령이 참석한 회의에서 청와대의 한 참모가 ‘차액 100% 과세’를 주장하길래 ‘당신 미쳤느냐’고 그랬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도세를 낮추고 2년 뒤 중과하자고 제안했더니 청와대에서 인하는 반대, 2년 뒤 중과는 찬성으로 결론내더라”며 “하도 화가 나서 대통령이 물어보는데도 대답을 안 했다. 회의 후 청와대 참모들에게 거의 ‘쌍소리’를 하고, ‘이대로 가면 내가 관두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11월 15일 발간될 한경비즈니스 참조

강진=홍영식 논설위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