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창수 세종연구소장 세종프레스포럼서 발표

진창수 세종연구소장은 10일 "(트럼프 정부의 향후 요구에 대해) 한미동맹을 유지하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무엇인지, 우리 나름대로 내밀 카드가 무엇인지를 생각할 때"라고 밝혔다.

진 소장은 이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미국 대선과 차기 정부의 아시아 정책'을 주제로 진행된 세종프레스포럼에서 "예를 들어 방위비 분담금 증액 문제만 봐도 올리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으면 당연히 올려야겠지만, 그에 대해 우리가 요구할 부분이 무엇인지를 미리 고민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당분간 강경 기조로 가는 가운데 대화의 모멘텀을 갖기는 할 것"이라면서 "다만 실질적 대화로 이어질 것으로 상상하기는 힘든 측면이 있다"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트럼프 정부가 전반적으로 안보 차원에서 우리나라에 더 많은 요구를 해오리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다만 대북 정책에서 급격한 변화가 있기는 어려우리라고 봤다.

이상현 연구기획본부장은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가 있을 것이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정 요구도 있을 것"이라며 "미국 압력이 틀림없이 강해질 것인 만큼 우리가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학순 교육연수본부장은 "트럼프가 (북한에 대해) A부터 Z까지 모두 할 수 있다고 했다는데 막상 대선 이후에는 할 것이 적을 것"이라며 "북한이 주도할 상황은 아니고 미국의 움직임을 기다렸다가 리액션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예상했다는 점을 감추지 않으며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당선에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트럼프 당선자가 아시아태평양·한반도 정책과 관련해 종잡을 수 없는 발언을 해왔다는 점에서 현 단계에서 신정부의 정책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이 쉽지 않다는데 입을 모았다.

진창수 소장은 "트럼프는 오바마와 관심사가 다른 만큼 아태 재균형 정책이 약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미국 관점에서 경제적 이익과 세계적 영향력 유지가 모순되는 측면이 있다.

공화당 정부가 아태 영향력을 축소하는 정책을 계속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현 본부장은 "아태 재균형 정책 방향으로 모든 분야가 재조정되어 있으니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미국 체제에서 어렵다.

아태 지역에서 발을 빼는 것은 아시아를 중국에 내주는 것인 만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재흥 연구위원은 "오바마 정부에서는 아시아 재균형 정책이 외교 안보 분야에 집중됐다면, 트럼프 정부에는 경제, 통상, 무역과 같은 분야에서 미 중간에 경쟁과 갈등이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hapyr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