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옥 비대위' 출범…"당 이름 빼고 다 바꾸겠다"
김희옥 전 동국대 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2일 출범했다. 비대위는 7월 말~8월 초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전당대회 준비와 당 쇄신 작업을 수행한다. 이로써 새누리당은 4·13 총선 참패 이후 약 50일간 지속된 지도부 공백 상태에서 벗어났다.

새누리당은 이날 국회에서 전국위원회와 상임전국위원회를 잇달아 열고 비대위원장 선출안과 비대위원 추천안을 참석자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김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당명만 빼고는 모두 다 바꿔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라며 “당 혁신에 도움이 된다면 무엇이든 제안하고 실행에 옮기겠다”고 말했다. 또 “정략적 파당과 이로 인한 갈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대위원으로는 원내와 원외 5명씩 10명이 임명됐다. 원내 인사로는 당연직으로 포함된 정진석 원내대표, 김광림 정책위원회 의장, 권성동 사무총장 외에 김영우 이학재 의원이 선임됐다. 김 의원은 비박(비박근혜)계, 이 의원은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이 옅은 편이다.

당 외부 인사로는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65), 유병곤 전 국회 사무차장(61), 정승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58), 민세진 동국대 경제통상학부 교수(42), 임윤선 변호사(38) 등 5명을 선임했다.

새누리당은 당초 지난달 17일 전국위를 열고 정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를 출범시킬 계획이었으나 이혜훈 김세연 의원 등이 비대위원으로 포함된 것에 친박계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무산됐다. 당시 비대위원에 내정된 인사 중에선 김영우 의원만이 다시 선임됐고 이혜훈 김세연 이진복 홍일표 정운천 의원과 한기호 전 의원 등 6명은 이번 인선에서 제외됐다.

외부 비대위원은 지역·성별·전문 분야 등을 감안해 적절히 안배했다는 평가다. 오 교수는 경남 진주 출신으로 한국국제금융학회 회장,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등을 지낸 금융 전문가다.

경북 청도 출신인 유 전 사무차장은 1979년 입법고시에 합격해 30여년간 국회에서 근무했다. 전남 완도 출신인 정 전 식약처장은 행정고시 23회(1979년)로 공직에 입문해 농림수산식품부 차관 등을 지냈다. 민 교수는 서울 출신으로 금융분야 전문가다. 임 변호사는 충북 충주 출신으로 방송 활동을 통해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새누리당은 전국위 직후 사무총장에 권성동 의원,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에 김선동 의원, 제1사무부총장에 김태흠 의원, 법률지원단장에 최교일 의원, 대변인에 지상욱 김현아 의원을 내정했다.

유승호/박종필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