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는 부인이 늘 사용했다는 의혹 자인한 셈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는 1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천 후보자는 이날 서울 강남구 신사동 고가 아파트를 사게 된 경위와 거액의 주택 구매자금을 빌려 준 사업가 박모씨와 관계 및 채무 상황, 제네시스 승용차 리스 의혹을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해명 역시 청문회 때 천 후보자가 밝힌 수준과 비슷했거나 석연치 않은 부분을 뒤집는 새로운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 고가아파트 매입자금 의혹 = 천 후보자는 작년 6월까지 살던 서초동 아파트의 전세보증금 6억원에 처형, 친동생에게 빌린 6억원을 합해 12억원으로 신사동 고급 아파트에 전세로 입주했다.

올해 3월 이 아파트의 주인이 돌연 집을 팔겠다고 해 1993년부터 소유한 잠원동 아파트 매각대금에 전세보증금 12억원을 보태 신사동 고급 아파트를 28억7천500만원에 사는 계약(3월10일)을 맺었다.

그러나 잠원동 아파트가 팔리지 않아 문제가 된 사업가 박모씨에게 3, 4월 두 차례에 걸쳐 계좌를 통하지 않고 직접 받은 신사동 아파트 매입 계약금 3억원을 포함, 모두 15억5천만원을 빌렸다.

이때 15억5천만원이 아닌 8억원짜리 차용증을 작성했는데, 신사동 아파트의 소유권 이전 등기가 되면 이를 담보로 은행에 대출을 바로 받아 갚을 수 있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천 후보자는 6월5일과 8일 신사동 아파트 담보, 개인 신용으로 은행에서 5억원(2029년 만기)과 2억5천만원(2010년 만기) 등 7억5천만원을 대출받아 박씨에게 진 빚 일부를 갚았다.

따라서 천 후보자의 빚은 처형 3억원, 친동생 5억원, 박씨 8억원, 은행 7억5천만원으로 집계된다.

청문회 준비단 관계자는 "후보자의 친동생은 사업으로 5억원을 형에게 빌려줄 수 있는 재력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가족에게 빌린 8억원은 만기일인 2010년 6월7일 원금 변제 때 적정이자를 더해 원리금을 갚을 예정이며 박씨에게 진 8억원은 잠원동 아파트 매각(7월6일) 대금으로 한 달 내 원리금 모두를 갚을 수 있다는 게 천 후보자의 해명이다.

천 후보자는 은행대출 7억5천만원은 월 이자 250만원이며 잠원동 아파트 매각 대금으로 일부 변제하면 200만원 아래로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천 내정자의 연봉은 1억2천만원이며 아들은 3천700만원, 딸은 2천만원 정도로 월평균 가계 소득은 1천475만원으로 청문회에서 의원들이 추산한 600만원과 큰 차이가 있어 이자 부담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박씨와 관계와 관련해서는 "10여년 전부터 알던 지인으로 해외여행과 물품구매 시 어떤 도움도 받은 사실이 없고 그가 세운6구역 재개발 추진대책위원회의 부위원장이라는 사실도 알지 못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부인 `호화쇼핑'ㆍ동반 골프여행 = 제네시스 승용차에 부착된 H백화점의 `자스민 클럽'(1년 구매액 3천500만원 이상 회원)의 주차카드가 붙은 것은 천 후보자의 처형 부부가 회원이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이 승용차를 리스한 친구 석모씨의 처가 천 후보자의 처, 처형과 잘 아는 관계여서 주차 편의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처형 부부가 받은 자스민 클럽의 주차카드를 줬다는 것이다.

천 후보자의 부인이 백화점에서 씀씀이가 크다는 게 아니라는 설명이지만 이 말이 사실이라면 석씨의 아들용이었다는 이 제네시스를 후보자의 부인이 늘 사용했다는 의혹을 자인하는 셈이 된다.

이 제네시스 승용차는 석씨의 아들이 주로 이용했지만 천 후보자의 가족도 가끔 타고 다녔다고 인정했다.

천 후보자의 부인이 작년 2월10일 박씨와 우연히 같은날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산 3천 달러짜리 명품 손가방은 곧 혼인할 예비 며느리를 위해 부인 돈으로 산 선물이었다고 천 후보자는 주장했다.

천 후보자는 지난 10년간 업무상 출장을 포함, 모두 4차례 외국 여행을 했는데 "박씨와 같은 비행기를 탔는지는 기억나지 않으며 동반 골프 여행을 가지 않았다"라고 부인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h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