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금품 로비 의혹을 조사 중인 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는 다음주 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를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10일 알려졌다.

검찰은 노 씨가 이르면 12일 검찰에 출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 씨는 검찰에 체포된 노 전 대통령 조카사위인 연철호 씨가 지난해 초 박 회장의 베트남 공장을 찾아가 500만 달러 투자를 요청할 때 동행하는 등 돈을 받는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연 씨는 지난해 2월 박 회장으로부터 500만 달러를 받았는데,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 돈이 노 전 대통령 몫이고 이 가운데 일부가 노 전 대통령에게 흘러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연 씨가 이 돈으로 세운 해외 창투사 `타나도 인베스트먼트'의 대주주가 노 씨라는 주장도 제기된 상태다.

검찰은 특히 박 회장의 비자금 조성 '창구'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 홍콩법인 APC 계좌추적 자료를 홍콩 사법당국으로부터 받아 분석한 결과, 500만 달러가 APC에서 나와 타나도 인베스트먼트 홍콩계좌로 입금된 사실까지 확인한 상태다.

이에 따라 검찰은 노 씨가 출석하면 박 회장의 베트남 공장을 방문한 경위와 500만 달러 전달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 이 돈이 실제로 노 전 대통령에게 흘러들어 갔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검찰은 또 이미 체포해 조사 중인 연 씨의 진술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대질 신문도 할 예정이다.

노 씨는 그러나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500 만달러 투자 문제를 얘기하지 않았다.

해외에서 어떻게 사업에 성공하는지 배우기 위해 박 회장을 찾아갔다"며 "한 푼 두 푼 주겠다는 사람이 많았지만 부모님을 생각해서 안 받았다"고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한편 검찰은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것과 관련해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정 전 비서관은 노 전 대통령이 사과문을 발표한 이후 진술을 바꿔 자신이 받은 3억원과 청와대에서 받은 10억원이 모두 권양숙 여사 몫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권 여사가 돈을 받았다고 주장하면 공무원에게만 적용할 수 있는 뇌물죄 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정 전 비서관이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jesus786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