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사대 장착안돼"..3~4월 발사 전망

북한은 24일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시험통신위성인 '광명성 2호' 발사 준비를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공식 발표해 대포동 2호 발사를 사실상 기정사실화했다.

정부 당국은 그러나 대포동 2호를 발사대로 옮기거나 연료를 주입하는 등 발사가 임박했다는 구체적인 징후는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는 이날 대변인 담화에서 "현재 시험통신위성 `광명성2호'를 운반로켓 `은하 2호'로 쏘아 올리기 위한 준비 사업이 함경북도 화대군에 있는 동해 위성발사장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발사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담화는 "우주는 인류 공동의 재부이며 오늘날 우주의 평화적 이용은 세계적인 추세"라고 강조하고 북한은 "우주개발과 평화적 이용정책"에 따라 "1980년대부터 자체의 힘과 기술로 인공지구위성을 쏘아 올리기 위한 연구개발 사업이 줄기차게 진행돼 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로서는 미사일에 연료를 주입하거나 발사대로 옮기는 등의 구체적인 징후는 없고, 군사적 동향도 특별한 게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북한이 과거에도 발사 2주 전에 예고를 한 적이 있었던 만큼 실제로 미사일 발사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예단하지는 않는다"면서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며, 만반의 대응태세를 갖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한 치의 소홀함도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보 당국의 한 소식통은 "현재 무수단리 기지에서 사람과 차량의 움직임이 활발해 미사일 발사 이후 궤적과 탄착지점 탐지를 위한 레이더와 계측장비 등을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평가할 때 빠르면 1~2주에 (준비작업이)끝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그러나 소식통은 "이런 분석은 북한이 정상적으로 작업을 진행한다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한다"면서 "북한이 실제 발사 시기를 고려해 작업 속도를 늦추면 발사 준비작업 완료에 그 이상이 소요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무수단리 기지에는 30여m 높이의 발사대가 세워져 있으며 보통 미사일은 발사대에 장착된 이후 연료 주입 등 과정을 거쳐 발사하는 데만 10여일 이상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희 국방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 질의답변에서 "북한이 광명성 2호를 발사할 준비를 한다고 발표한 이상 위성이라는 근거를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사전에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를 제시해야 하고 위성체라고 발표했으면 위성체도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특히 "국방부는 북한이 위성을 발사하든 미사일이라고 주장하든 상관없이 기술이 유사한 것이므로 우리에게 위협이 되는 행위로 판단하고 대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1998년 7월26일 제10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하고 한 달여 뒤인 8월31일 '광명성 1호'를 발사했으며 그 나흘 뒤인 9월4일 인공위성 `광명성 1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9월5일 제10기 1차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김정일 위원장을 국방위원장에 재추대, 김일성 주석 사후 본격적인 `김정일 체제'를 개막했다.

이에 비춰 북한이 내달 8일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이후 '광명성 2호'를 발사한 뒤 제12기 최고인민회의 첫 회의를 열어 김 위원장을 국방위원장에 재추대하고 '2012년까지 강성대국 건설' 목표를 강조함과 동시에 최근 김 국방위원장이 후계자로 지명한 것으로 알려진 셋째 아들 김정운의 지도력 선전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 장용훈 이상헌 기자 sims@yna.co.krjyh@yna.co.krhoneybee@yna.co.kr